목록Don Carl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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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트윗으로 음반발매소식을 알게 됨.신보인가? 하고 보니 구석에 작게 12CD라는 글자가 보임. 컴필레이션 음반이구나.하긴 60번째 생신이 석달 앞으로 다가오고 있으니 한 번 총정리 할 때가 되긴 했네.그럼 여기부터 좀 따져봐야 함. 일단 나는 햄슨을 파기 시작했을때 EMI에서 나온 5CD 모음집을 사고 시작했다.아무것도 모르고 이름만 이제 막 알았을 때에 그래서 돈 카를로 말고 뭐하는 분임? 찾아보니 마침 네가 햄슨 팔 줄 알고 우리가 준비했다 하듯이 신보로 나와있길래 질렀음. 달랑 CD+종이자켓이라는 구성이라 유감스러웠지만 대지의 노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겨울나그네, 로시니와 마이어베어 가곡들, 베르디 아리아로 햄슨 레퍼토리가 이런 방향으로 뻗어있구나하고 입문하기에는 괜찮았음. 의외로 로시..
+ 앞의 글 돈 카를로 2013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4막 1장 4막 2장. 감옥에 갇힌 카를로를 찾아온 로드리고가 죽고, 아들과 화해하러 온 펠리페에게 카를로는 로드리고의 진실을 밝히고, 충격에 빠진 펠리페와 카를로가 로드리고를 애도하고, 에볼리가 격동시킨 마드리드 백성들이 카를로의 처형을 막으러 감옥으로 밀어닥치고, 혼란의 와중에 에볼리가 카를로를 피신시키고, 로드리고에게 버림받은 충격에 펠리페가 무너지려는 순간 대심문관이 나타나 백성들을 무릎 꿇려 상황을 종료시킨다. 픽셀이 닳도록; 보고 또 본 대목이지만 다시 봐도 너무한 것 같음. 진짜 어떻게 이렇게 좋지ㅠㅠ 돈 카를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뭐라는지도 모르는 채로 봐도 이거 뭐야 무서워ㄷㄷㄷ하게 사람 잡는 힘이 있었는데, 돈 카를로 좀 파..
+ 앞의 글 돈 카를로 2013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3막 2장 펠리페에게 아주 긴 밤이 되는 4막 1장. 실제 길이도 길다; 낮의 화형식장에서 4막 1장의 배경은 펠리페의 서재로 옮겨진다. 아버지 카를 5세가 필드형 황제였던지라 몸소 여기저기 나섰던데 비해서 펠리페는 광대한 왕국을 다스리면서도 서재 밖으로 안 나갔다는 사실은 유명한 이야기. 물론 펠리페가 평생 밖으로 안 나갔다던 은둔형 외톨이 왕이나 그런 건 아니고 젊을 때는 플랑드르도 오가고 했는데 아버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그랬다는 이야기. 그래도 본인이 직접 나가지 않아도 서류상으로 통치가 가능하게끔 시스템을 만들어놨다는 건 흥미롭지만 펠리페 사후에 이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되고 스페인은 쭉 몰락의 길을 걸었다고. 연출에 따라 서재의 모습도 각..
원래대로라면 잘츠부르크 돈카를로 4막 1장을 올려야 하는데 이쯤에서 고백을 하자면 4막 1장은 초벌을 써놓은 게 없음; 사실 그동안의 돈 카를로 리뷰는 초벌을 진작 써놓고 거기에 캡쳐나 움짤을 더하고 너무 정줄을 놓은 감상을 좀 덜어내고 하는 과정을 거쳐서 올렸는데 4막 1장은 그런 걸 해놓지를 않았더라. 달랑 희곡에서 펠리페 대사 하나 옮겨놓은게 전부더라고;; 왜 안 해놨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건너뛰고 2장으로 가버리기에는 4막 1장은 아주아주아주 중요한 대목이라서. 최종보스도 드디어 등장해주시는데다가 펠리페의 아픈 생살이 드러나는 부분이라 이 부분이 있어야 4막 2장의 라크리모사가 의미가 살아난다. 하지만 이 시간에 4막1장을 다시 돌려보고 쓰는 건 너무 막막해서 다음으로 미루고 잠깐 쉬어가는 딴..
+ 앞의 글돈 카를로 2013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3막 1장 3막 2장 화형식은 오페라에서 음악적, 시각적으로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대목. 스토리상으로도 수습불가능한 대형사고가 터진다. 원래 실러의 희곡에는 없는 이야기인데 오페라 제작과정에서 펠리페 2세를 다룬 다른 희곡에서 따와서 덧붙였다고. 아마도 오페라니까 좀 더 볼거리가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스페인이 가장 화려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데 희곡에서는 사건이 일어나는 배경이나 상황이 스펙타클하지는 않으니까. 희곡에서는 로드리고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전해지던 종교재판과 화형의 참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니까 당시의 시대상황을 보다 확실하게 느낄 수 있어서 펠리페의 종교관과 통치관이 어떤 것이었는지도 바로 전해지니까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더해..
+ 앞의 글[Don Carlo] - 돈 카를로 2013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2막 2장 주말이긴 주말인데 주말같지 않은 주말이라 금요일밤의 폭식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으나 폭식은 무슨 식빵 두쪽에 치즈 발라 먹고 더는 뭘 먹을 수가 없어서 아흐흐흐 이렇게 무너지다니 울고 있음. 나이가 드니 위가 줄었나;; 이러면서 지난주에 먹은 사진을 외면하고 있다;; 그러니 돈 카를로 얘기 마저 하면서 풀기. 2막까지가 캐릭터 소개와 밑밥 깔기였다면 본격적인 사건은 3막에서 터진다. 3막 1장의 배경은 왕비의 정원. 가면무도회에서 몰래 빠져나가면서 에볼리와 베일을 바꾸는 엘리자베타. 4막 버전은 이렇게 옷을 바꿔입는 부분이 빠져 있어서 도대체 왜 카를로는 지가 사랑하는 여자인지 아닌지 알아보지도 못하나-특히나 엘..
+ 앞의 글[Don Carlo] - 돈 카를로 2013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2막 1장 1막에서 명목상의 두 주인공 엘리자베타와 카를로가 등장하고 2막 1장에서 진짜 주인공 로드리고가 등장했다. 2막 2장에서는 다른 두 명의 중요인물들이 등장한다. 왕비의 정원에 모여 왕비를 기다리는 궁정의 여자들 사이를 오가는 왕비의 시종 테발도는 무거운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팔랑팔랑 귀여운데다가 바지역이라서 남장여자라는 매력이 있다보니 어느 버전을 보든지 좋아하지만 중요인물은 아니고 중요인물답게 합창단원들보다 늦게 무대에 등장하는 에볼리가 그 첫번째. 기도하러 간 왕비를 기다리는 사이 에볼리가 무료함을 달래자며 부르는 노래가 베일의 노래. 유럽 어디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라센왕의 이야기라는 게 이슬람이랑 맞대고 살았던..
+ 앞의 글[Don Carlo] - 돈 카를로 2013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1막 4막 버전에서는 1막에 해당하는 이른 새벽의 산 유스테 수도원. 수도사들의 어두운 합창에 이어서 무겁게 울리는 수도사/카를5세의 노래는 사실상 돈 카를로 전체의 분위기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부분. 그런 관계로 수도사/카를5세가 첫 부분부터 베이스로 무대를 꽉 눌러주면서 나가야 하는데 13잘츠 수도사 로버트 로이드 좋음. 가사에 되풀이되는 신의 강력한 권능과 세속의 허무한 권력의 대비는 종교의 힘 아래 짓눌려 있는 스페인의 갑갑한 분위기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오페라 전체를 보고 나서 다시 보면 인간이 만들어낸 형식으로서의 종교가 아닌 진짜 신 자신은 세속의 일에 얼마나 무력한지가 보여서 교회를 향한 냉소적인 시선이 느껴진다...
+ 앞의 글[Don Carlo] - 돈 카를로 2013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돈 카를로 5막과 4막의 가장 큰 차이는 1막이 퐁텐블로 숲에서 시작하는가 아니면 이걸 생략하고 바로 산 유스테 수도원에서 시작하느냐다. 퐁텐블로 숲에서 길을 잃은 엘리자베타가 카를로를 만나고 두 사람이 정략결혼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지는 동화같은 로맨스는 희곡에는 없는 부분. 난 오페라냐 희곡이냐를 선택하라면 희곡을 택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퐁텐블로가 싫다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좋아함. 시종일관 칙칙하고 무거운 이 오페라에 유일하게 얹어놓은 자그마한 설탕장식이라서 좋아하는 건 아니고 우선은 엘리자베타와의 이별을 카를로의 노래로 들려주는 4막에 비해서 어떻게 만나고 사랑에 빠졌으며 그럼에도 왜 헤어져 ..
돈 카를로에 대한 전문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정보는 n이버에 상세하게 나와있는 글이 많으니까 그걸 굳이 여기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언제나 그렇듯이 덕질에 필요한 것만 골라서 이리 틀어보고 저리 파보고 하는 거지. 여기 써놓은 거 보고 어디 가서 그렇다더라 하시면 안 된다는 겁니다( mm 실러의 희곡을 베르디가 오페라로 만든 돈 카를로는 크게 세 가지 버전이 있다. 초연작인 프랑스어 5막, 이게 너무 길어서 막차시간을 넘기는 바람에 임의로 편집 상연을 하는 비극이 벌어지자 베르디가 자를거면 내가 자른다고 손수 줄인 이탈리아어 4막, 그리고 아무래도 자른게 아쉬웠는지 완결판이다 내놓은 이탈리아어 5막. 물론 이 사이 사이에도 어느 곡은 빠지고 어디는 가사가 달라지고 하는 변화는 굉장히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