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Don Carl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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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가 입구였다면 맥베스는 덫ㅋ이전까지만해도 뭐지? 뭐지? 발가락만 적시고 여유롭게 놀다가 맥베스에 그만 발목을 덜컥 잡혀서 삽시간에 턱밑까지 잠겼다가 아냐 살아있는 3D는 안 파 무서워서 못 파 어디서 뭐가 나올지 모른단말야 발버둥 쳐서 지금은 숨은 쉬고 살고 있음 01 취리히 맥베스는 전통적인 가마솥을 둘러싼 마녀들이 나오는 그림 대신 여러가지로 신선과 파격을 오가는 연출을 한 버전인데 여기서 엄청 예쁘다 ( mm 요 근래 올라오는 맥베스는 전통적인 연출을 찾아보기가 오히려 힘들지 않을까 싶긴 한데 이 프로덕션은 이미지와 상징이 넘쳐서 가끔은 과하다 싶을때도 있을 정돈데 산만할 떄도 있지만 대체로 재미있고 햄슨이 예쁨 너무 유명한 텍스트라 할 말 없고 어차피 길게 써봐야 햄슨맥베스 가련해서 예쁘다..
이왕 밖에 나왔으니 제일 가까운 햄슨 공연을, 특히 오페라를 보고 싶었다마침 3월에 메트에서 라 트라비아타 하길래 신나서 예매함 사실 라 트라비아타는 내 최애작도 차애작도 애정작도 아니고 특히 이번 시즌 메트 라 트라비아타는 전설의 레전드 05 잘츠 라 트라비아타의 리바이벌이고 하니 목적은 오로지 햄슨의 제르몽이었음 05 잘츠 라트라비아타는 연출이나 무대나 두 주연의 노래나 다 너무나 좋고 현대 오페라 역사에 남을 공연이었고 향후 다른 오페라 연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중요한 공연이었지만 나한테는 큰 흠이 하나있는데... 햄슨제르몽이 너무 못생겼다는 거였음 혹시라도 괜찮아보인다면 햄슨 공홈에 올라와있는 사진이라 그나마 그래보이는 거고 옷은 잘 입혀놓고 헤어스타일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음 제르몽과 비올레타..
저번에 브링힘홈도 그렇고 바리톤 버전 베르테르도 그렇고 신기한거 찾아서 하실 때 종종 있는데 이것도 그 중에 하나. 프랑스어판 일 트로바토레 일 발렌...프랑스어니까 르 투르바...아무튼 프랑스어. 익히 아는 이탈리어판 일 트로바토레의 성공 후에 프랑스에서 그거 프랑스어로도 만들어주심 안 될까요? 물론 발레는 꼭 넣어주시고요! 의뢰를 하자 베르디가 거기 응해서 작업을 한 것, 이탈리어판과 비교해서 아주체나의 음악 쪽에 약간씩 수정이 들어갔는데 이런 변경사항이 다시 요즘 공연되는 이탈리어판에도 영향을 주긴했지만 프랑스어판은 그때 이후로는 거의 공연되지 않는다. 햄슨이 '무거운' 베르디 롤을 시작하던 무렵에 나온 녹음인데 왜 굳이 프랑스어로 하셨을까 궁금한데 답을 알 수가 없다. 물론 이것만 딱 하나 있는 ..
+앞의 글[Don Carlo] - 돈 카를로스 1996 샤틀레 1 결론부터 말하자면 독대씬만큼은 난 13잘츠보다는 96샤틀레가 더 좋음. 나한테는 최애 독대씬이기도 하고. 96샤틀레의 독대는 프랑스어 버전과 이탈리아 버전을 반반 썼는데 다른 건 온전하게 프랑스어판을 살렸으면서 왜 여기만 이렇게 된걸까 궁금하긴함. 베르디가 이것도 초연 직전에 고친건가 했지만 초연 악보 찾아보면 이게 아니라 이전에 올린 그 샤랄라 행복한 버전이 원전이었는데 워낙 자주 수정했으니까 재수정된걸 올린건가. 아무튼 마지막에 펠리페랑 로드리고랑 손 맞잡고 빙글빙글 도는 연출은 그래서 유감스럽게도 없지만 이게 최애가 된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 일단 로드리고가 예쁘고 정말로 단 한순간이나마 로드리고가 펠리페에게 자신의 이상을 고백하면..
때가 왔다 이제 96 샤틀레 이야기를 해보자....기 보다는 이러다 영영 못할 것 같아서 짧게 짧게 남겨두려고.프랑스어 버전은 돈 카를로스라고 발음하고 표기도 Don Carlos로 하는데 구분하기 귀찮으니; 이후 쓸 때는 카를로로 쓰겠음. 먼저 96샤틀레의 의의는 5막 프랑스어버전으로 초연 직후 삭제된 부분들을 대부분 살려냈다는데 있다.발레가 빠져있고 로드리고와 펠리페의 독대가 변형되어 있어서 프랑스어 완전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4막1장의 엘리자베타와 에볼리의 대화처럼 섬세한 부분들이 살아있어서 희곡->오페라로 변형되어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탈리어버전보다는 실러의 원작에 좀더 가깝다는 말. 당연하지만 내가 그래서 이걸 남겨놓으려는 건 아니고 젊고 예쁘고 앳된 햄슨로드리고를 볼 수 있다는게 첫번..
국내에 현재 기준으로 나와있는 번역은 세 종류다.왼쪽부터 문학과 지성사, 문학동네, 지식을 만드는 지식.현재 구입한 것은 문지와 문동에서 낸 2종. 지만지는 아직 보류. 13잘츠 돈 카를로 리뷰에 인용한 건 4막 2장의 펠리페의 마지막 독백, '내겐 아직 하룻밤이 남았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문학동네.출간순서는 문지-지만지-문동순이고 먼저 읽은 것은 문지판인데 당시에는 문동판이 나오기 전이었고 지만지는 어째서인지 구입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검색해서 나오기는 했을텐데 천 줄 요약판인 줄 알고 아예 고려대상에서 제외시켰던 것 같은데 돈 카를로스는 고전천줄 시리즈가 아니라 희곡선이라서 완역된 것 맞음. 문지판과 문동판의 차이는 문지판은 산문체로 되어있는데 반해 문동판은 원서대로 운문체로 되어있다는 것. 실러가..
앞으로 일하기 싫고 도망가고 싶을때마다 이 사진 봐야지ㅠㅠ"돈 많이 벌어서 담엔 오페라 보러오렴" 캡션 달아서ㅠㅠ 선곡이 너무 어려워서 공부하다 말고 갔는데 굳이 부담 안 가졌어도 괜찮았을듯 메인프로그램은 카네기홀 때랑 같은데 앵콜은 가능한 친숙하고 오래오래 불러온 곡들이었고걱정했던 Civil words 좋았다 여리여리하게 조곤조곤 불러주는 소리로 전달되는 것들이 좋았음 가사 읽으면서 링컨 관련해서는 현실이랑 얽혀서 이래저래 마음 복잡했고 맨 마지막 곡, 소몰고 집에 돌아오는 야윈 아버지가 집에 오는 아들대신 전사 소식 듣는 노래 좋았는데 이거 직접 들으니까 마지막 여운 밀려오는 게 너무... 아무튼 좋았다 가곡이라 오페라처럼 무리하지 않아도 되는 노래들이었고 그 범위 안에서 워낙 능숙하시니까...아니 ..
1월 31일 초연하는 창작오페라 남극점 아문센과 스콧이 남극점 최초 발견 타이틀을 두고 경쟁한 그 이야기 맞음.제대로 기사 읽을 때까지 그래서 햄슨이 아문센인가 스콧인가, 둘 중 하나가 죽었던 것 같은데 누구였지, 같은 영미계니까 햄슨이 스콧인가, 아냐 그럼 비야손이 노르웨이사람으로 나오는 건 좀 이상하잖아, 에이 둘이 부자 관계로도 나왔는데 이 동네에서 그런 고증 의미 있나 등등 멀찍이 떨어져서 관심을 가지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다. 관심을 가지는 둥 마는 둥 했던 건 일단 창작오페라에 대한 두려움이 제일 컸고, 다음은 소재가 너무 관심 없는 소재라서...극한의 땅에 도전한 인간의 놀라운 의지와 희생정신 등등 그런 수식어를 붙이기 좋지만 로마 제국 이래로 유럽인들의 모험은 서방세계 사람이 아닌 입장에..
13잘츠 감상쓰면서 신나게 펠리페-로드리고 독대 장면이 2막의 꽃임을 이야기했는데 새삼 더 얘기하고 싶은 건 프랑스어 버전과 이탈리아어 버전의 차이가 상당히 커서 96 샤틀레 돈 카를로 이야기하기 전에 간단하게 풀어놓고 나중에 내가 보려고. 마클때 햄슨이 베르디는 프랑스어 버전을 이탈리아어 버전으로 고치면서 포사의 마지막 아리아는 하나도 바꾸지 않았죠 했는데, 음표 하나도 바꾸지 않았다는 로드리고의 아리아와는 달리 펠리페와 로드리고의 독대는 프랑스어 버전과 이탈리아어 버전이 꽤 다르다. 우선 이탈리아어 버전의 펠리페-로드리고 Restate 연출도 의상도 노래도 전통적인 해석인 걸로 영자막이 딸려있어서 골랐음. 여기 펠리페가 잘츠 돈 카를로의 수도승, 마지막에 카를로를 무덤으로 데려가는 카를 5세 되시겠다..
+ 앞의 글 돈 카를로 2013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4막 2장 - 2/2 세 줄로 정리할 수 있는 5막 엘리자베타 Tu, che le vanità 좋음 하르테로스 완전 좋음카를로놈 빨리 도망가지 않고 뭐하냐ㅠㅠ그래 차라리 천국가서 행복해라ㅠ -끝- 이제 드디어 96 샤틀레 돈 카를로스로 넘어간다!!! 와 신난다!! 햄슨 가발 얼마나 웃긴지 얘기할거야 알라냐 얼마나 작고 귀엽고 못되먹었는지도 프랑스어판 레스타테가 얼마나 좋은지도!!! ....그래도 명색 첫 돈 카를로에다가 입덕작인데 이렇게 끝내면 너무 서운하니까 좋았던 것들 조금만 더 얘기해보고 넘어가자. 먼저 하르테로스의 세상 허무함을 아시는 이여Tu, che le vanità 바리톤을 파고 있는 오페라 늅늅으로 상대적으로 소프라노는 잘 안 찾아 ..
가곡뿐이지만 거기다 미국노래는 그럭저럭하다쳐도 Civil Words라니 초하드코어한 선곡.... 내가 이거 중계해주는거 듣다가 관뒀던 것 같은데...ㅋ.....ㅋ.........이건 예습을 하기도 어려운건데....와 무슨 생각이시지 기획사는 무슨 생각인가 뭘 믿고 이런 하드한 프로그램을 짠거야...ㄷㄷㄷㄷㄷ연초 MSM 마클 5명 중에 4명이 한국학생이었는데 설마 그래서 한국=성악덕들의 나라 이렇게 오해하는 건 아니겠지 그런거 아니에요 여긴....으음...할말은 많지만 뭐....아무튼....왜.......프로그램 왜죠.....전쟁과 분단의 땅 이런 컨셉인가? 6월도 아닌데 왜? 내년에 피가로의 결혼 나오고 프랑스 가곡도 뭐 새로 작업하신거 있다면서 왜.........중국에선 말러만 하시면서 왜... 다시 ..
+ 앞의 글 돈 카를로 2013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4막 2장 - 1/2 로드리고가 죽고 난 다음이라 흥미가 없어서 미룬 건 아니고 할 말이 많아서 미루다 보니 여기까지 미뤄졌음. 레미즈 돌아오기 전에 이쪽 정리를 해두려고. 펠리페가 신하들을 거느리고 감옥에 몸소 찾아와 카를로에게 검을 돌려주며 화해를 청한다. 로드리고의 계획대로 펠리페는 로드리고를 반역자로 알고는 쓰라린 마음으로 처리해 버리고는 내가 우리 아들을 오해했구나 온 건데 앞에서 그렇게 로드리고를 예뻐했던 펠리페가 갑자기 휙 돌아서 대심문관이랑 손잡고 죽여버리기까지의 심리가 오페라에서는 모두 다, 전하께서 울고 계십니다-라는 부분까지도 생략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원작 안 보고 오페라만 본 경우에는 간혹 여기서 펠리페가 카를로 살리려고 로드..
예브게니 오네긴. 아직 한 계절은 더 이른 감이 있지만. 나는 텍스트 제일주의자라서 소설이든 시든 희곡이든 원작이 있을 때는 아무리 음악이 좋아도 원작이 최고시다 원작을 읽자-고 생각하지만 오네긴은 아직도 원작을 안 읽었다. 한 번쯤 읽긴 읽어야지 언제까지 러시아 문학한테 도망만 칠 건가 싶긴 싶은데 아직은... 좀 나중에. 발레로도 유명하지만, 바리톤이 주인공인 오페라로 바리톤 덕질을 하려면 피해갈 수 없는 작품인데, 당연하지만 햄슨도 오네긴 했다. 그것도 여러 번. 그런데 여태껏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던 건 원작이 러시아 문학인 데다가 스토리도 썩 내키지 않았으며 뭣보다도 햄슨이 아주 잘했다고 평가받는 작품은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리 작품이 좋은들 내가 파는 사람이 잘해야 볼 의욕이 생기지ㅋ
지난 번 브링 힘 홈 이후에 궁금해서 찾아보니 뮤지컬 넘버들을 녹음한 음반에 브링 힘 홈이 있었더랬다. 뮤지컬 넘버라서 굳이 관심 안 가지고 곡목도 안 보고 넘겼던 음반이었는데 막상 브링 힘 홈이 있는 걸 보니 궁금하잖아. 녹음시기는 1996년, 아직 풋풋한 마흔살. 샤틀레 극장에서 (목소리가) 아주 예쁜 로드리고 하시던 좋은 시절에 낸 음반이다. 브링힘홈이라고 들었는데 시작하자 마자 어...편곡이 되어있네...? 게다가 막상 노래가 시작되니 뭐라는지 가사가 안 들려?? 당황하면서 듣고 있자니 앞 부분을 프랑스어로 부르셨음ㅋㅋㅋㅋ 브링힘홈 자체는 프랑스 원작 영국에 들고 와서 손 볼 때 콤할배에 맞춰서 만들어진 노래니까 영어 가사가 오리지널이고 브링힘홈의 프랑스어판은 리뉴얼 버전인 셈이지만 그래도 원작 ..
루소에게 평생 연금을 주려던 루이 15세의 일화에서처럼 오페라는 왕과 귀족들에게 사랑받는 장르였다. 그러나 오페라 자체를 귀족적인 장르라고 생각한다면 프랑스 대혁명 이후 오페라는 반동적이라는 낙인이 찍혀 폐기당했을 것이라 예상하기 쉽다. 라모나 륄리처럼 혁명 이전 궁정음악가로 프랑스 오페라를 주도했던 이들의 전통은 분명히 혁명과 함께 지워져서 최근에 와서야 재발굴되고 있고, 어느 평론가의 말처럼 '귀족의 저택과 극장에서 일반 대중에게 열린 장소로 나오면서 음악은 그 자체로 혁명적이라고 할만큼 급진적인 변화를 겪었'는데 그럼에도 오페라라는 장르 자체는 살아남았다. 후원자가 왕에서 혁명정부와 부르주아로, VIP 관객층이 귀족에서 부르주아로 바뀌었을 뿐. 혁명정부에서는 오페라를 정치 선전의 도구로 활용했는데 ..
1부 올라오고 두 달 만에 2부가 올라와서 솔직히 까먹고 있었다...; 여기 인터뷰의 분위기와 업계 특성상 특별히 재미있는 내용이 있는 건 아니고 대체로 아는 이야기인 데다가 이분이 대답하다 딴 길로 몇 번 새셨음ㅋㅋ 하필 태어난 곳이 작은 동네라 거기 어디 있는지 매번 설명해야 하는 거ㅋ 팬은 아닌 누가 그 동네 가본 적 있다면서 거기서 태어나서 클래식 음악을 해서 유럽 무대에 서고 있다는 건 엄청나게 먼 길을 간 거임ㄷㄷㄷㄷㄷ 하던데 위키 찾아보니 그래도 인구 만 단위던데 뭐 그만하면 크지 않나..? 그래도 3개월 산 정리로 그 동네 출신 유명인 이름에도 올라있긴 하지만, 클래식 쪽이라 동네 지명도를 높이는 데는 큰 도움이 안 될 듯. 그래서 직업이? / 오페라가수입니다 / 저런... ( 밥은 먹고 ..
사랑에 빠진 마리우스를 두고 그랑테르가 오페라보다 재미있다고 낄낄거리며 분위기를 흐리자 앙졸라스가 정신 차리라고 하는 이 말, 라센에서는 오페라처럼 살 건가?로 번역되어서 어...좀...운율이 날아간 건 둘째치고 의미가...했는데 전에는 그냥 넘어갔던 이 한 줄이 이제는 신경이 쓰여서 앙졸라스가 말하는 오페라, 그랑테르가 말하는 오페라가 뭔지 궁금해지지 뭔가. 여기서 마리우스는 너도 그녀를 봤으면 내 맘 알 걸?하고 반박하다가 결국 격파당하는데 실은 그런 사랑에 대한 공감을 구하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앙졸라스에게 반격할 수 있는 꼬투리가 있었으니 앙졸라스가 존경하는 루소도 오페라 대본을 쓰고 직접 작곡도 했다는 것. 그것도 그냥 썼다 정도가 아니라 대히트. 뭐야 존잘인 줄은 알았지만, 작곡도 했었나 새삼 ..
밖에는 꽃이 피었고 아껴둔 사쿠라모리 잉크를 만년필에 채우는 계절이 돌아왔으니, 사람 죽는 돈 카를로는 좀 미뤄놓고-이제 죽을 사람도 하나밖에 안 남기는 했지만- 좀 행복하고 달달한 거. 어릴 때 호움즈라고 표기가 된-어딘가에 장음 표시가 들어갈 것도 같은데 어디다 넣을지 기억이 안 남-오래된 셜록 홈즈 시리즈를 처음 읽었을 때 4개의 서명의 결말이 불만스러웠다. 아니, 그 많은 보물을 다 잃어버리고 달랑 진주 몇 개 남았는데 안타깝지 않나? 왜 왓슨은 잘됐다고 고맙다며 그제야 고백을 하는 거지? 돈 많은 여자에게 차마 드러내놓고 구혼할 수 없는 퇴역군인 출신 연금생활자의 자존심을 초등학교 저학년이 이해할 수 있었을 리가 없다. 왓슨의 심리보다는 친구의 행복에 불만을 대놓고 드러내던 홈즈 쪽에 관심이 갔..
당연한 이야기지만 혁명은 어느 날 갑자기 난데 없이 터지지 않는다.수많은 갈등과 불만이 끓어오르고 새로운 사상이 거기서 태어나 다시 질문을 던지고 그 응답으로 눈이 뜨이고 갈등이 더욱 커지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렇게 모인 에너지에 불을 당기는 것은 추상적인 사상보다는 특정한 이미지인 경우가 많다. 착한 농민의 딸을 농락하고 입막음 하느라 그 일가족을 죽이는 귀족, 어린 아이를 마차로 치고 오히려 말이 놀랐다며 화를 내는 귀족. 노름과 사치에 빠져서 빚더미에 올라앉아서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라는 왕비, 내 아이 입에 들어갈 우유를 빼앗아 목욕하는 왕비. 오페라에 등장하는 지배계급의 이미지도 이런 부정적인 모습이 의외로 많은데- 폭압적인 호색한이라는 전통에 충실한 나쁜 왕부터 점잖아 보이지만 이기적인 신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