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
돈 카를로스 1996 샤틀레 1 본문
때가 왔다 이제 96 샤틀레 이야기를 해보자.
...기 보다는 이러다 영영 못할 것 같아서 짧게 짧게 남겨두려고.
프랑스어 버전은 돈 카를로스라고 발음하고 표기도 Don Carlos로 하는데 구분하기 귀찮으니; 이후 쓸 때는 카를로로 쓰겠음.
먼저 96샤틀레의 의의는 5막 프랑스어버전으로 초연 직후 삭제된 부분들을 대부분 살려냈다는데 있다.
발레가 빠져있고 로드리고와 펠리페의 독대가 변형되어 있어서 프랑스어 완전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4막1장의 엘리자베타와 에볼리의 대화처럼 섬세한 부분들이 살아있어서 희곡->오페라로 변형되어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탈리어버전보다는 실러의 원작에 좀더 가깝다는 말.
당연하지만 내가 그래서 이걸 남겨놓으려는 건 아니고 젊고 예쁘고 앳된 햄슨로드리고를 볼 수 있다는게 첫번째 이유.
햄슨만 젊은 건 아니라서 13잘츠와 다른 돈 카를로 보고 나서 봤을때 아니 이렇게들 앳되다니 감탄했다. 그래도 다들 40대였지만 이 계통에서는 애기애기들이라고ㅋ 일단 로드리고도 젊고 카를로도 젊고 엘리자베타도 젊고 파파노도 젊음!!!!
13잘츠때는 3막에서 벌써 땀에 완전 젖어 있고 5막때는 힘들어보여서 베르디 너무했네 지휘자 인권은 생각도 않는 작곡가들 이랬는데 여기서 너무 젊다못해 어리심.
그리고 대심문관도 젊....젊...젊으셨다. 여기서도 대심문관은 13잘츠의 대심문관인 에릭 하프바슨이신데 이분 파파노가 지휘한 돈 카를로 영상물에 모두 대심문관으로 나오셔서 파파노의 숨은 최애가 아닌가들 하고 있음ㅋㅋㅋ 13잘츠의 대심문관은 무난무난했는데 96샤틀레의 대심문관은 진짜 최고로 무서움.
당연하지만 젊은만큼 목소리도 예쁜데 알라냐나 마틸라 목소리도 그렇지만 90년대 햄슨 목소리는 정ㅠ말ㅠㅠㅠㅠ
이렇게 보존되어서 너무 좋다ㅠㅠㅠㅠ
이렇게 예쁘고 좋은데도 소개를 미룬 것은 먼저 낚인 13잘츠부터 소개하겠다는 생각이 3
나머지 7은 저 로드리고 머리를 어떡하지..............
짜잔
짠
움직이면 이렇게 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를로스가 로드리고 너도 날 버리는구나 아이고 하니까 네가 괴로워하면 세상 아무것도 의미가 없다고 달래려고 뛰어오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대 분장은 일단 예쁘게 보이는데 최우선을 두었으면 좋겠다 싶은 편협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96샤틀레를 처음 본게 마의소굴 유튜브에서였는데 자꾸 옆에 띄워주는 저 수염없는 해그리드는 뭐야 <-이게 첫인상이었음.
나중에야 96샤틀레가 쩔어준다고? 뭐지? 찾으니까 그 수염없는 해그리드가 짠 나 찾았어? 하고 나오더라ㅋㅋㅋ 어....이보세요 왜 그랬죠...? 심지어 자세히 보니 수염도 있는데 수염이 못생겼어....ㅠㅠ
다들 이 가발이 충격적이고 인상적이었는지 로드리고ㅋㅋㅋㅋ가ㅋㅋㅋ발ㅋㅋㅋㅋㅋㅋ/포사 머리는 괴상하지만 이 버전 좋아요ㅋㅋㅋ라는 반응이 많고 아예 한 리뷰어는 샤틀레 돈 카를로스의 완벽함을 열과 성을 다해 장문에 걸쳐 서술하고 나서 그런데도 별 네 개를 주는 이유는 순전히 로드리고의 가발때문이다, 이런 가발을 쓰는 걸 허락하다니 햄슨도 이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강경한 어조로 밝히기도 했다ㅋ
닥치고 햄슨이 나오니까 지갑이나 열란말야 못생김력이 깡패같던 01취리히 맥베스 구 판본에 비해서 96샤틀레 돈 카를로스는 현명하게도 이 로드리고가 쓰러져있고 카를로와 펠리페가 애도하는 장면을 표지에 실었다. 삼각관계의 절정을 보여주되 문제가 될 가발은 눈에 띄지 않는 절묘한 순간이었음. 덕분에 이 표지는 오래 전 인류가 아직 비디오테이프라는 저장장치를 쓰던 시절부터 블루레이를 감상할 수 있는 현재까지 매체는 바뀌어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에 그런 배려가 없던 그 못생긴 맥베스 쪽은 표지를 바꿔서 다시 내놨지. 햄슨한테 사인받으려고 기껏 새 판본 사서 예쁜 사진 쪽으로 내밀었는데 이거 핫했니? 웃으면서 사인해주고 그 못생긴 맥베스 사진 찾아서 굳이 한 번 더 사인해주는 걸 보니까 햄슨이 그 사진 고른 거 아닌가 의심이 들었음. 너무 프로답게 스윗해서 아뇨 그건 못생겼어요 말도 못하고ㅠ 저 가발도 햄슨은 즐거워하면서 쓰고 땀 나는 것만 빼면 좋아했을것 같음ㅋㅋ...ㅋㅋ...ㅋㅠㅠ
그래도 뭐 자꾸 보다보면 이것도 나름 귀엽다. 어디선가 이 비슷한 초상화를 본 것 같은 착각까지도 들고ㅋ
왜 데카르트냐 사상적 배경으로 따지면 루소여야 하는거 아니냐 의문이 들지만 저 배경에 루소 머리는 안 어울리니까 그랬다고 치고 이해하기로 했음ㅋ
물론 단점만 있는 건 아니라서 가뜩이나 무대에서 제일 큰 사람이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작은 움직임도 역동적으로 보여서 보기에는 좋다.카를로한테 달려올 때나 펠리페에게 무릎을 꿇을 때나 등등. 아마도 이게 제작진의 의도였을것 같음ㅋ
로드리고의 헤어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VHS시절은 물론이고 DVD로도 꾸준히 잘 팔렸고 최근에 다시 블루레이로까지 나와준 건 그만큼 인기도 있고 자체도 좋다는 얘기일텐데 실제로도 좋다. 그리고 화질이 블루레이에 와서야 참고 봐줄만큼 개선되었으니 보실 생각이 있는 분들은 꼭 블루레이로 보세요. 혹시라도 계시면ㅠ 이 샤틀레 버전이 오페라 입덕작이라거나 첫 돈 카를로였다거나 하는 추억담을 꽤 볼 수 있고 이쪽이 최고의 카를로-로드리고라는 리뷰도 많이 있다. 나도 잘츠버전이 아니었다면 이걸 최고의 카를로-로드리고로 꼽았겠지. 케미로 따지면 13잘츠가 좋지만 원작 재현도는 이쪽이 높아서 고민이 되지만. 일단 저 비주얼에도 불구하고 햄슨 목소리가 너무 예쁘고, 로드리고가 너무 청순하고 헌신적이고-아 이건 13잘츠랑 똑같네-, 펠리페와의 독대가 매우 좋다.
기본적으로 여기의 햄슨 로드리고도 카를로를 사랑하는 로드리고라는 캐해석은 동일하다. 13잘츠와 다른 효과를 내는 것은 프랑스어 버전의 미묘한 차이와 햄슨 본인의 젊음, 그리고 13잘츠의 카우프만카를로와는 너무도 다른 알라냐카를로와의 케미와 그로인한 다른 인물들, 특히 펠리페와의 케미 차이.
13잘츠의 로드리고는 친구는 친구라도 멘토와 보호자와 부모 양쪽을 다 겸하고 있는 느낌이었다면 96샤틀레의 로드리고는 확실히 카를로의 친구가 맞고 더해서 카를로가 로드리고를 의지하는 것보다 로드리고가 훨씬 더 카를로에게 의지하고 있다. 그러니까 서로 신성한 맹세로 심장이 묶여있기는 한데 그걸 풀 수 있는 끄트머리를 로드리고가 카를로에게 잡아달라고 건네주고 나서 못/안 돌려받는 관계. 음, 평범한 원작이네요. 13잘츠 쪽은 애초에 풀어질 가능성이 있는 어떤 빈틈도 없이 로드리고가 카를로를 완전히 감싸고 있는 쪽이었지.
우선 우정의 이중창부터 보자.
햄슨 목소리도 예쁜데 알라냐 목소리 너무 예쁘지 않음? 내 형제여 내 벗이여 할때 너무 예뻐서 당황했다ㅠ
베르디답고 답지않고를 떠나서 이무렵 햄슨이랑 알라냐 목소리 조합이 너무 좋다. 게오르규랑 같이한 일 트로바토레-예아 아마존 계정 굴려서 결국 음원 샀음-에서 셋다 정말 좋았는데 이제 다시는 이런 조합 없겠지 생각하면 아쉬우면서도 그래서 더 96샤틀레가 소중함.
1분 58초쯤에 로드리고가 찾아오는 부분 여기 프랑스어버전이 좋은게 로드리고 보고 반가워서 달려가려는 카를로를 로드리고가 제지하고 예를 갖춰서 왕자님을 만나러 왔다고 알현을 청한다고하고 카를로는 로드리고라고 부르지 않고 포사 후작의 알현을 허락한다고 하고는 수도사들이 물러가기를 기다리는데 이거 희곡의 재현임. 카를로와 로드리고의 우정이 비밀이라는 건 극을 끌어가는 중요한 장치중의 하나임. 물론 엘리자베타도 알고 에볼리도 알고 레르마도 알고 대심문관도 알지만 펠리페가 모른다는게 중요하니까. 아무리 주위에 사람이 없다고 해도 바로 보고 반가워서 매달리는 카를로나 그걸 제지하지 않는 로드리고라는 이탈리아버전은 살짝 에러인 것. 그런 조심스러운 관계인데도 결국 못 참고 수도사들이 채 물러가지도 않았는데 답싹 매달리는 알라냐카를로 정말 작고 귀엽고 사랑스럽지 않나? 근데 성깔은 제일 카를로답게 구원의 여지가 없어서 너무 좋다ㅋㅋㅋㅋ
로드리고가 플랑드르 이야기를 시작할때 카를로의 반응도 13잘츠와는 다른게 카우프만카를로는 아예 시작부터 들을 생각도 그 심각성이나 위험성을 생각할 여유도 없었는데 알라냐카를로는 플랑드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일단 주위를 살필 정신은 남아있다. 때문에 카를로도 생각하는 그 위험을 무릅쓰고 플랑드르 구해달라는 로드리고의 열정이 그만큼 위태로운 걸로 보이는 효과가 있다. 여기 로드리고 무릎 꿇는거 너무 예쁨ㅠㅠㅠㅠㅠ
몇년을 벼르고 별렀던 꿈을 실현할 날이 와서 마침내 프로포즈하는데 카를로놈 태도 봐라ㅋㅋㅋㅋㅋ
알라냐카를로는 카우프만카를로만큼 로드리고에게 매달리지 않기 때문에 로드리고가 이렇게 이렇게 널 위해 모든 걸 다 걸었는데!!! 성질내고 싶어짐. 로드리고랑 친하지 않아서는 아니고 카를로의 성격이 다르다. 카우프만카를로가 로드리고에게 엘리자베타에 대한 마음을 털어놓는 게 불가능한 사랑에 압도당해서 이미 넋이라도 있고 없고 그 슬픔과 절망에 완전히 자기를 잃어버려서 도저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나 좀 살려줘-라고 매달려서 떠는 느낌이었다면 알라냐는 그 고통을 고백하는 순간조차도 이렇게 괴롭고 가망없는 사랑을 하는 가련한 ((((나))))-라는 자기애가 살아있다. 그래서 보다보면 연민보다는 답답함과 함께 진상이라는 원망이 불쑥불쑥 드는데 사실 카를로놈 자체가 그런 인간이라서 알라냐카를로 아주 좋다. 반어법 아니고 정말 좋음.
플랑드르 가달라고 설득하는 말에 카를로가 그러겠다고 할때까지 제발제발하면서 지켜보는 표정이랑 그러겠다고 하니까 안심하고 어깨에 고개 묻는거 로드리고가 벌써부터 가련하지 않음? 이 상황에서 아 카를로놈 저래서 로드리고 어떡하냐ㅠ 이 생각이 드는게 원작에 부합함.
13잘츠도 걱정을 안 한 건 아닌데 카우프만카를로가 금방 순순하게 그러겠다고 하니까 로드리고는 역시 우리 왕자님이지하는 표정임. 다시 보니까 카우프만카를로 진짜 예쁘게 그래 말들을게 하는 거 너무 기특하다 어차피 말 안듣는 건 마찬가지지만ㅠ 알라냐카를로 표정이랑 비교하면 정말ㅋ 애정의 크기는 두 로드리고가 차이가 있는건 아닌데 아무래도 96샤틀레 로드리고가 더 여리다.
13잘츠 로드리고는 사람 자체가 많은 걸 겪어서 카를로가 저렇게 즉답하지 않아도 기다릴 줄 알고 즉답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설득시킬 노련함이 있고 자신이 카를로를 사랑하는 만큼 카를로도 자기를 믿고 사랑할거라는 확신이 흔들림없는 로드리고. 카를로에게는 이보다 좋을 로드리고가 없고 보는 입장에서는 아니 그런 사람이 왜 왜 왜 펠리페를 그렇게 쉽게 버렸나 싶은 답답함이 드는 로드리고였다면, 96샤틀레 로드리고는 카를로도 사랑하고 플랑드르도 사랑하는데 그만한 노회함도 여유도 없을만큼 젊고 그만큼 카를로를 마음대로 휘두르지는 못하는 상태. 원작의 로드리고가 세상사에 밝다고 자평;했어도 카를로는 결국 어쩌지 못하고 그 사단이 난 걸 생각하면 거기 부합하는 로드리고다. 자신의 이상인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한 모든 일이 결국 그에 어긋나게 되었을때 입는 데미지도 그만큼 선명하게 보이는 좋은 로드리고임. 머리는 저래도 정말입니다 믿어주세요ㅠ
그런 로드리고의 믿음이 아주 희망없는 것만은 아니었던게 우정의 이중창도 13잘츠에서는 로드리고가 내가 함께 해줄게 확인을 해줘야 카를로가 안심했던 반면에 96샤틀레는 이렇게 뒤에서 로드리고의 목소리만으로도 카를로가 다시 로드리고가 이상을 걸만한 왕자로 돌아온다. 그래서 처음에는 13잘츠 카를로에 비해서 주는 사약을 잘 받아먹는 것 같아 보임.
더해서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하기 직전에 일어나려고 등 뒤에 서있는 로드리고한테 자연스럽게 손 내밀고 로드리고가 잡아 일으켜 주는거 너무나 왕자와 신하답고 일어나서도 굳이 로드리고한테 의지 하지 않고 서서 이상을 바라보면서 맹세하는거 너무나 의젓한 왕자, 로드리고의 꿈다움.
13잘츠랑 비교해서 로드리고와 카를로의 애정이 확실히 로드리고 쪽이 무겁다는 게 느껴지는게 여러군데 있는데 특히 이중창에서 서로에게 의지해 있던 13잘츠와는 달리 96샤틀레에서 이상을 보는 것은 카를로 한 사람이고 로드리고는 그런 카를로에게 단 한번도 시선을 떼지 않는다. 버팀목처럼 끊임없이 물리적 접촉으로 카를로를 잡아주던 13잘츠와 달리 여기의 로드리고는 노래가 고조되면서 오히려 뒤로 물러나 카를로를 본다. 잘 만든 조각상을 온전하게 감상하려는 사람처럼 잘한다 우리 왕자님 애정어린 눈으로 보는데 이거 이 대목의 구현이다.
...그의 사랑의 대상은 열광의 완벽한 조명을 받으며 그에게 나타납니다. 그 모습은 연인의 모습처럼 그의 영혼 앞에 장엄하고 순화되어 나타나죠. 인류의 행복이라는 이상을 현실로 만들 사람이 카를로스이기에 그는 그 이상을 그에게 넘겨주고, 그렇게 해서 이상과 친구가 하나의 감정 안에서 떼려야 뗄 수 없이 합쳐지는 것입니다. 그는 이제 오로지 카를로스에게서만 뜨겁게 사랑하는 인류를 보는 것이죠. 그의 친구는 하나로 합쳐진 전체에 대한 그의 모든 표상이 모이는 발화지점이 됩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그의 영혼의 온갖 열광과 온갖 힘을 다해 포괄하는 하나의 대상 안에서만 그에게 작용하는 것이죠.
제 마음을 한 사람에게만 바쳤으며, 그 마음은 온 세상을 품었습니다!
카를로스의 영혼에다가 저는 수백만 명을 위한 천국을 건설한 겁니다.
-<돈 카를로스>에 부치는 편지 중 넷째 편지
그것봐 그거 믿지마요 후작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의젓하게 약은 잘 받아먹나했던 카를로가 엘리자베타를 보자마자 백화점에서 진상부리는 일곱살짜리로 무너지면서 그 천국도 이상도 이미 금이 가는건데 그걸 못 버리고ㅠㅠㅠㅠㅠㅠ
때문에 이후의 로드리고는 이런 카를로를 억지로 끌어다가 입에 사약을 왈칵왈칵 들이붓는데 알라냐카를로 영혼없이 그래그래 자유 어 그래 자유 하면서 받아먹는 척 하다가 엘리자베타쪽 보면서 약 뱉어내는거 너무 잘 보여서 좋고 로드리고 불쌍하다ㅋㅋㅋㅋㅋㅠㅠㅠㅠ
애써 마음을 돌리려고 맹세를 그렇게 외치고서도 결국은 엘리자베타에게 가려는 카를로를 로드리고가 질질 끌어서 데려가는데 무대 출입문이 햄슨한테 너무 낮아서 몸을 구겨넣어야 들어갈 수 있는 것까지 안스러움이 열두배ㅋㅋㅋㅋ무대담당 누구임 진짜ㅋㅋㅋㅋㅋ 이 장면 너무 좋아서 용량 큰데 움짤로 남겨두려고ㅋㅋㅋㅋ
카우프만카를로는 너무 이미 넋이 나간 상태라 가련해서 로드리고한테 매달려서 위로를 찾는게 애틋하면서 흐뭇했는데 알라냐카를로는 사랑은 절절하지만 저러니까 로드리고 애먹이고 온 사방에 민폐끼치는 진상이라는게 확실하게 보여서 너무 좋다ㅋㅋㅋㅋㅋ
불가능한 조합이지만 이 로드리고를 13잘츠 카를로 옆에 데려다놓으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진다. 연령차가 거의 없고 훨씬 순진해지고 더 열정적인 로드리고를 그 유리멘탈 카를로 옆에 세워놓으면 어차피 플랑드르 구원은 얘네 둘이 못하는거니까 상관없으나 가련함은 두배가 될 텐데 생각하면 재미있음. 일단 백합백합하기는 하겠지ㅋ
이상의 도구이자 이상 그 자체인 카를로가 이렇게 믿음직스럽지 않은데 로드리고는 거기에 더 많이 기대어있고 훨씬 더 젊고 성급한 건 비극이지만 원작과 훨씬 더 가까워서 96 샤틀레의 이 카를로-로드리고 케미가 좋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당연히 펠리페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그건 다시 다음에-.
96샤틀레의 펠리페를 살짝 보면 이런 펠리페 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