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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순섭 적벽가 본문

三國志

송순섭 적벽가

neige 2015. 9. 20. 02:39


새삼 불붙어서 옛날옛적 파일을 찾아냈음

1부까지는 파일을 정성스럽게 나누어놓고 2부는 통파일로 방치한데서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었는지가 빤히 보임ㅋ 

심지어 1부는 이 시기 애용하던 mp3에서도 발굴이 되었는데 2부는 외장하드 딱 한군데에 그것도 압축파일도 묶여있더라   


녹음 시기는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아마도 2009년 이전

고수는 박근영 선생님 


용랑이 커서 바로 안 올라가는구나 아 귀찮...ㅠ






삽질을 해서 올려두긴 했는데 문득 이거 누가 볼까 좀 쓸쓸해졌음

몰라 일단 내 여기 외로운 유툽을 뿌려두면 먼 훗날 백마타고 오는 삼덕이 있어 주워보겠지 

아님 내가 하드 날리는 날이 오더라도 저건 보관이 될 거고

 

음반으로 정식으로 나온 적벽가 중에 첫 적벽가는 폴리돌판 적벽가였는데 이 판본 아주 좋음


1930년대 명창들이 참여한 거라 희귀하기도 하고 3대 판소리 완창 명반이라고 꼽히는 음악사적 의의도 있는데 현재 주로 불려지는 일반적인 동편제 적벽가에 비해 적벽대전 이전의 상황이 상세하다. 군사님의 동오설전이나 화살얻는 부분도 들어가 있어서 삼덕친화적임. 대신 특이하게도 새타령이 없다. 연의대로 군사님이 동작대부를 가져다가 이교를 어쩌고하면서 주도독을 농락하니까 분에 못 이긴 주도독이 어 이놈 곰같은 조조놈아 욕하면서 네 간을 내어 이 분을 풀고 말겠다는 게 바로 이 판본. 아직 판매도 하고 있는 듯 하고 중요한 자료라 학교에서는 대부분 보유하고 있을테니 구하실 수 있는 삼덕분들은 들어보시길.  


판본에 따라 그외 소소한 차이들이 있지만 적벽가의 공통점은 어디에서나 화용도에서 관공이 조승상을 풀어주는 장면에 힘이 최고로 빡 들어가 있다는 건데 이러한 사실로 우리는 당시 관조가 대세 커플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관공이 조승상을 조련하는 긴장감은 리버시블을 용납하지 않는 탄탄한 캐릭터 조성과 관계 설정이 엿보임. 옷을 펄럭이며 도망다니는 조승상을 보다가 결국 허허 웃음을 터뜨리는 관공과 장군은 유정하셔도 청룡도는 무정하시니-하고 잔망을 떠는 조승상의 큐티함은 고전문학의 연애씬 중 가히 최고로 겨우 업고 놀자 타고 놀자하는 이팔청춘 어린아이들의 연애가 따라올 수 없는 깊이와 긴장이 능숙하게 펼쳐지는 것이라. 


관조와 더불어 밀어주는 대세커플은 아마도 자룡공명이었겠지만 1부에서만 분량을 확보하고 스토리상 엔딩을 빼앗겼다는 것이 안타까움. 원작이 밀어주는 건 우리라며 수어커플 지지자들이 우겨서 굳이 삼고초려부터 넣었던 것은 그러려니 하는데 우리 최애캐 데뷔가 안 나오는건 너무 하잖냐며 관공빠들이 유황숙빠 장장군빠들과 결의를 해서 굳이 도원결의를 판본에 우겨넣지 않았나 싶은데 마무리에서 뜬금없이 시공을 더 심하게 뛰어넘어 칠종칠금 업적이 나오는 것은 최고존엄으로 멋지게 그려진 최애캐에게 흡족해 하는 관공빠들에게 대적하려는 군사님빠들의 견제심리에서 나온 무리수가 아니었을까... 부채로 두드려 맞을 헛소리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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