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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國志

150917 적벽가

neige 2015. 9. 17. 21:20

일단 인터미션

영웅보다는 민초를 강조한 기획의도를 접했을때 들었던 우려 그대로

적벽가는 삼국지의 적벽대전과는 다른 이야기로 민초가 겪는 전쟁의.참상이 강조되긴 하지면 적벽가의 영웅적인 장면들은 이야기 흐름의 강약과 완급의 리듬을 정하는 포인트가 되기도 하는데 흠....

이번 창극 적벽가에서 공명의 이미지는 검은 의상에 푸른 조명 출사의 순간에 무대의 빛이 어두워지면서 바로 전쟁을 암시하는 무대가 되는 것 섬뜩하면서도 여기서의 군사의 이미지는 이렇구나하고
->적벽의 무게를 죽어간 병사와 희생당한 백성들에게 두었다면 그 불을 당긴 군사의 이미지가 표표한 신선보다는 죽움을 쥔 이미지로 그려지는 쪽이 납득이 가는데 이 부분은 삼덕심을 두근두근하게 하기는 했음

마찬가지로 아두를 내던지고 자룡을 감싸안는 유황숙의 이미지 역시도 다사로운 인덕보다는 던져진 아두를 들여다보는 백성들에 강조를 두고 푸른 빛의 조명으로 전쟁의 비정함이 더 보이는 느낌

기다렸던 자룡 활 쏘는 대목은
반은 어머 좋다 반은 어..음...좀..

무대 맨앞을 배가 지나도록한 장치는 좋았음
송순섭 명창이 저어주는 배라니 ㄷㄷㄷ
하지만 노래와 무대의 흐름이 좀 삐끗한듯
자룡이 활로 서성 정봉이 탄 배의 돛대를 맞춰 배가 핑그르르 돌아 휘청~하는 창의 클라이막스에 자룡은 무대 왼쪽의 통로에서 홀로 노래를 마치고 이미 공명은 배가 육지에 닿아 무사히 탈출한 연출
공명과 자룡이 모두 사라진.뒤에야 무대의 사공들은 다급하게 공명 탄배를 쫓아가는 제창을 하는데 의도적인 타이밍의 분리인지는 몰라도 기대했던 활쏘는 순간의 짜릿함이 완전 없음

반면에 늘어지는거 아닌가 했던 병사설움 대목은 의외로 설움에 울던 병사들이 고수의 부추김에 따라 공을 세워 가족들에게 돌아갈 생각을 하면서 괜찮다 돌아간다 하는 노래를 되풀이하는데 눈물날뻔

주도독과의 갈등이나 칠성단쇼는 무대 뒤의 깃발이미지를 이용해서 표현한건 좋았음 일단.군사님이 무대에서 제일 예쁘다는 것은 매우 흡족함

2부 2부가 레알입니다
연출이 하고 싶은 이야기랑 원작이 드디어 싸우지 않게 되면서 제대로다ㅠ
2부 보고 있으니 1부 만들면서 고생많았겠다는 생각이. 고생이 많은것과 잘된것과는 물론 다른 의미; 

적벽가 순서를 틀어서 장승 호통치는 대목과 군사점고대목을 조조의 꿈으로 앞으로 당겨 넣었는데 조승상이 적벽 개전 이전에 그런 꿈을 꾸었을리가 없지 않나는 삼덕의 시선을 뒤로 밀어두고 본다면 괜찮은 선택이었음

화용도로 끝나면 관우의 영웅적인 면에 강조점이 찍힌 채로 끝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하니까

별개로 조승상 귀여움ㅠㅠㅠㅠ
판소리로 들을때도 귀여웠지만 창극으로 그 초라하고 구겨지고 망가진 모습을 보니 귀여우심 꺄아앙

극의 마무리는 그래서 적벽 개전대목인데 퍼포먼스로는 좋았음 불에 타서 쓰러진 위로 재가 날리는 연출도 좋았는데 개전후에 병사들이 죽어가는 부분의 창은 사실 굉장히 빠르고 긴박한데 보이는 흐름이랑 역시 딱 들어맞지 않는 느낌 뭐 그래도 자룡 활 쏘는 대목보다는 나았지만...

죽어간 병사들의 원혼이 새가 되어 조승상을 원망하는 새타령으로 엔딩을 내는 건 당연한 선택이었을텐데 송순섭 명창 소리를 실컷ㅡ은 아니라도 그렇게 온전하게 한대목 제대로 들을 수 있다는 건 행복했음 실물로 무대에서 뵈니 완전 좋았음 커튼콜때 선생님 사랑해요ㅠ외치고 싶었으나 객석 분위기 너무 점잖으셔서 박수만 열심히ㅠㅠㅠㅠ

그리고 에필로그에 우주복을 입은 아이가 나와서 타고 낡은 부채를 집어드는 연출은...죄송합니다 제가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플북에서 아이를 구하러 사지로 뛰어든 남자의 이야기에서 번쩍하셨다는데...그거 자룡 이야기면 구해낸 아이가 아두라서 삼덕의 눈에는 뭐...뭐?...뭐...인류의 미래가 낙불사촉이야? 이렇게만 보이는 관계로ㅠ

체력이 바닥나서 감상은 뭐 대충ㅠㅠ

판소리라서 자막을 무대 양 사이드에 띄워주긴 하는데....한자독음을 그대로 옮겨주던건 진짜 아닌듯

군사점고 대목 이하는 사실 마음 아프고 해서 잘 안 들어서 가물가물해서 자막 보는데 지금 뭐라는지 전혀 이해 안가더라 플북에 끼워진 대본에는 원문이랑 쉽게 풀이한게 같이 있던데 자막은 담을 수 있는 글자에 한계가 있어서 그랬나...

티켓 수령할때 나눠준 설문지에 이 공연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겠습니까ㅡ하는 질문 있던데 촉빠 그중에서도 군사님빠에게는 자신있게 추천함

1막 끝나고 활 쏘는 대목 실망한 것도 있고 너무 힘들어서 집에 갈까 하다가 앉아있었는데 2막 시작 전에 징검다리라고 공명이 제 지내는 장면 있는데 군사님 스산하니 오장원 분위기 나고 완전 예쁘심 적벽대전 무렵의 군사님이 그런 분위기면 안되는거 아닌가 싶은 삼덕의 의문을 셧업시킬만큼 예뻤음 왜 연의에서 승상님이 애들 귀신 분장 시켜서 위나라 군량 털어오는 거 있잖아 그거 생각남
물론 연출의 의도는 적벽가 자체가 모두 이미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이었으니 그렇게 귀병신장을 부릴만한 명계 사람같은 군사님의 모습이 나온거겠지만 아무튼 군사님빠들은 후회 안 할거임 추천

물론 진지한 쪽으로는 송순섭 명창 소리를 직접 들었다는 쪽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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