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이 나빠서 그런가 10주년도 좀 해주면 좋겠는데 안 해주다니 케이블에는 레미즈 덕이 없는게 틀림없어 엉엉 물론 엄마오리효과같은 것 빌지 않아도 PQ자베르는 아름답지만 일단 한 번 보고 나면 더 화질이 나쁜 옛날 공연은 어쩐지 피하게 되는게 사람 마음이잖아 엉엉 다들 저런 마리우스 따위를 봐야한다니 에디 레드메인 팬을 늘리기 위한 음모다 엉엉 이렇게 실황을 주구장창 틀어주고 영화가 흥하는 게 라센에는 도움이 될까 안 될까 오픈런 기간 길어지면 좋은데 4월에 표잡기 더 힘들어지면 어떡하지 엉엉따위의 생산성 없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엔딩에서 4명의 발장이 노래하는 것을 떠올리고 분연히 일어나 니들이 Javert quartet 안 해주겠다면 내가 해주리하고 작성하는 포스팅.
농담이고 사실은 발등의 불이 아직은 따끈한 수준이라 딴짓하는 중.
25주년의 자베르들을 보는 거니까 일단 Norm Lewis부터 시작하자.
영화의 러셀 크로우 자베르로 자베르라는 캐릭터를 처음 알게된 사람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뮤지컬 자베르가 요즘은 이 자베르일거다. 파워풀하고 원작의 늑대 사이에 태어난 개라는 묘사와도 어울리고 인종적인 베이스도 더해져 컨프롱에서 밑바닥에서 올라온 인생이라는 외침이 와닿는 자베르. 좋은 자베르다. 러셀 크로우와 상당히 다른 창법으로 노래하기 때문에 그래서 더 인상깊게 남는 듯. 좋은 자베르라고 생각한다. PQ가 인간이 아닌 존재의 느낌이 있었다면 이쪽은 사람냄새가 난다. PQ가 대천사라면 이쪽은 강력계 형사.
2010년 10월 3일의 O2 공연에서 자베르였고 그 이전인 2010년 7월 5일부터 2011년 6월 18일까지 퀸즈에서 자베르 프린시펄이었다. 무대에서는 노래를 안 하고 화내고 소리만 친다고 팬덤에서 일부 까는 소리도 있었으나 아무튼 공식적으로는 남은 레코딩이 없으니 알 수 없고 마음 편하게 콘서트의 좋은 노래를 즐기자. 볼 길 없는 무대는 어땠는지 몰라도 콘서트의 놈 르위스 자베르는 PQ자베르로 취향이 확고한 나한테도 좋은 자베르였다. 케이블에서 해주지 않아도 25주년 공연은 현재 판매중이다.
엔딩에서야 등장한 오리지널 자베르 Roger Allam. 목소리만 들어서 이 비주얼을 기억하고 있다가 런던 레미즈 프리미어에 비슷하게 생긴 수염에 비슷한 체격의 아저씨가 등장해서 카메라 세례를 받길래 로저 알람도 왔나봐!!하고 흥분했는데 사실은 스티븐 프라이였더라는 웃픈 기억이 있다. 둘 다 브이포벤데타에 나오시기는 했지.
콤발장 귀여우셨네 싶은 오리지널 캐스트 가족사진. 로저 알람은 1985년 9월 28일에서 1985년 11월 23일까지 Barbican Theatre의 레미제라블 프리뷰에서 자베르 프린시펄이었고 Palace Theatre 로 옮겨 정식 상연된 1985년 12월 4일에서 1986년까지 첫 자베르로 무대에 섰다. 현재 OLC, 오리지널 런던 캐스팅 음반에서 노래를 들을 수 있다. 25주년이 나오기 이전까지 미디어를 통해 가장 널리 알려진 자베르가 PQ여서 상대적으로 로저 알람은 오리지널 캐스트임에도 묻힌 감이 있는데 Stars를 원작의 자베르에 가장 가깝게 불러주는 자베르다. 너무 화내거나 너무 흔들리지 않으면서 원작의 자베르다운 품위와 확신을 가지고 있는 자베르. 그러니 OLC Stars 반주가 너무 뾰로롱거리고 귀엽다고 속지 말자.
다음은 피날레의 무대 오른쪽에 있었던 바비칸 자베르 Earl Carpenter.
25주년을 맞이해서 캄맥은 25주년 리뉴얼 공연을 기획한다. 새로운 의상과 새로운 편곡, 회전무대가 없는 새로운 무대. 2009년 12월 12일 카디프를 기점으로 이 리뉴얼 버전으로 투어공연을 시작하는데 투어공연은 영국 각지를 거쳐 프랑스를 찍고 다시 런던으로 돌아와 25년전 레미즈가 프리뷰를 했던 바비칸 센터에서 25주년 기념콘서트 하루 전날인 10월 2일에 공연을 마치는 일정이었다. 그래서 2010년 9월 14일부터 10월 2일까지 런던에서는 퀸즈에서는 오리지널버전, 바비칸에서는 투어버전 이 두 가지 버전의 레미즈가 동시에 상연되었다 . 이걸 기획해놓고 캄맥이 얼마나 뿌듯해 했을지가 보이지 않나. 더불어 레미즈 덕들이 지갑을 열며 캄맥에게 룩다운을 외치는 참상도.
Earl Carpenter는오리지널 자베르만큼 짬이 되지 않아서 그랬는지홍보 영상에서 백스테이지 투어도 시켜주고 콘서트에서는 주교로 초반에 출연한다. Earl Carpenter 급의 배우가 이런 조연으로 등장하는 걸 보는 호사스러움도 사실은 기념콘서트를 보는 한 가지 재미. 퀸즈 발장을 했고 퀸즈는 물론이고 스페인과 우리나라 라이센스 오디션을 하고 제작을 했던 크리스토퍼 키도 25주년에서는 바리케이드에 경고하는 군인으로 짧게 지나가고 그외 캐스트 하나하나를 분석하면 따로 포스팅을 해야할 본격 재능 낭비의 현장. 캄맥이 이런 별들이 가득한 무대라고 했던 자부심 가득한 말이 단순히 출연진 띄우기는 아니었다는 게 무서운 사실.
라이센스 레미제라블 프로그램북에도 나오고 전시회에도 나왔던 익숙한 자베르가 얼 카펜터 자베르다. 가발이 너무 뒤로 붙어서 그런지 볼륨이 없어서 그런지 각도탓인지 미모가 죽어서 슬프다. 얼 카펜터는 쿠르페락으로 1995년에서 1996년 사이에 처음 레미즈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날짜가 정확하지는 않다. 이후 2008년 6월 23일에서 2009년 6월 20일, 2009년 6월 22일에서 2009년 10월 10일까지 퀸즈의 자베르 프린시펄이었다. 이후 앞에서 말한 것처럼 투어공연의 자베르였고 2012년 5월 8일에서 5월 19일사이에 잠깐 땜빵해주러 오기도 했다. 팬덤에서는 놈 르위스의 으르렁거리는 자베르에 비해서 침착하고 어딘지 블랙유머도 갖추고 있다고 좋아하는 평이 있고 노래는 25주년 투어캐스팅 음반이 따로 나와 있어서 거기서 들을 수 있다. 이 투어캐스팅 앨범은 JOJ발장에다가 마리우스도 안심하고 들을 수 있는 좋은 음반이다.
마지막으로 피날레 무대 왼쪽 퀸즈 자베르 Jeff Nicholson.
앞서 말했듯이 이 시기 퀸즈 프린시펄은 놈 르위스였는데 콘서트 자베르로 서있는 관계로 1st 커버였던 제프 니콜슨이 퀸즈 자베르로 무대에 섰다. 킬리안 도넬리와 사이먼 보우만은 각각 당시 앙졸라스와 발장 프린시펄이었다.
어딘지 낯이 익다면 맞다. 팡틴과의 키차이로 1차 충격을 준 공장감독으로 초반에 나왔다. 2차 충격은 느끼함때문이었음. 처음 25주년을 봤을때 레아 살롱가를 못 알아보고 아니 코제트가 나올때가 아닌데 왜 어린아이가 나왔나 팡틴이 무릎이라도 꿇고 있나 눈을 의심했으나 레아 살롱가가 작은데 비해서 이쪽이 너무 컸다. 의심이 가면 공장감독 전신을 잡아줄때 롱부츠를 신고도 그 위로 여분의 다리가 얼마나 길게 남아있나를 확인해보자. 배우 본인의 키는 6피트 4인치. 193 cm 정도다.
제프 니콜슨은 2005년 앙상블로 레미제라블을 시작해 2011년까지 레미제라블에서 앙상블을 했다. 2005년 6월 27일에서 2006년 6월 24일, 2006년 6월 26일부터 2007년 6월 23일까지 앙상블에 있다가 2009년 6월 22일 다시 앙상블로 돌아와 2010년 6월 19일, 2010년 6월 21일부터 2011년 6월 18일까지 4년간 그랑테르, 브루종, 공장감독, 자베르 커버로 있었다. 위의 사진은 2011년 5월 8일 자베르 커버로 마지막으로 무대에 선 뒤 올린 사진. 그 뒤로도 6월 18일까지 앙상블로 무대에 섰다. 팬덤의 총애를 받았던 배우로 호불호가 갈리던 놈 르위스의 커버였으므로 이 시기 팬덤의 후기들을 읽어보면 재미있다. 물론 대체로 집중적으로 까이는 건 사이먼 보우만이었지만. 사실 최고로 재미있는 시기는 ㄴㅈㄴㅅ캐스팅 전후다. 이 시기 키배 흐름을 보면 친근감마저 느껴짐ㅋ 팬덤 아닌 일반인에게도 그 노래 잘하던 키 큰 애 누구야 정도의 인식은 있었던듯. 콘서트에서 공장감독으로 나오고 영화에도 테나르디에 여관의 손님으로 나오기는 하는데 다른 세 자베르와는 달리 공식적으로 접할 수 있는 자베르로서의 노래는 없으니까 잠시 유툽의 어둠에 손을 뻗어보자.
어차피 좋아하는 거 떠드는 블로그니까 부끄러움 없이 말하겠다.
나 이 배우가 프린시펄 되면 영국가려고 했다.으악ㅠㅠㅠㅠ 역시 부끄럽다ㅠㅠㅠㅠ
부끄럽다고 했으니 모니터를 이런 표정으로 보고 있지는 말아달라. 아무튼 4년 내내 커버였던 제프 니콜슨은 자베르로서 찍은 정식 프로필 같은 게 없으니 자베르로 무대에 설 때 찍어올리던 I am dead! picture, 셀프영정사진으로 대신하자. 개중에 그나마 이게 멀쩡한 사진이다. 다른 사진이 궁금하면 구글링 해보자. 설마 그 사진이며 뻘짓들이 자베르 이미지를 너무 깨서 프린시펄로 못 올라간 건 아니겠지. 아닐것 같다. 얼 카펜터만해도 저렇게 차분한 6급공무원 같은 인상이지만...
그랑테르였을 때 카페씬을 업시키는 에너지도 좋았고 아미들을 사랑하는 다정함과 안타까움이 묻어나오는 DWM도 좋고 자베르로서도 냉랭하지는 않은데 dignity가 있고 노래를 잘 하는 자베르여서 좀더 키워보고 싶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안 되더라. 왜 프린시펄이 되지 못했는지 이유를 못 찾을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그게 치명적인 흠은 아니니 언젠가 올라 오기를 바랄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