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스피치에서 보여줬던 꼼꼼한 시대재현은 좋기는 했다 일단 코끼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LD 가브로쉬 파트로 친절하게 역사요약해주는거나 앙졸라스 마리우스 파트로 넘어가는 재현은 진짜 박수치고 싶었다
노래는 대체로 좋았다 그러니까 기대보다는;
발장의 독백이나 팡틴 IDAD은 솔로 끝나고 박수치고 싶었을 정도로
영화보고 가장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은 마이클 볼이 아닐까 싶다
드디어 마리우스가 원작의 찌질함과 마이클 볼 이후의 마리우스들이 가졌던 사내다움의 결핍을 떨쳐버리고 진정한 혁명가이자 바리케이트의 리더요 발장의 비밀을 나눠지는 동지요 코제트의 멋진 연인이자 든든한 반려로 눈부시게 부각되었음 에포닌이 왜 앙졸라스 말고 마리우스같은 거한테 반하는지 단번에 납득되는 마리우스
카페에서 전혀 돋보이지 않았던 것은 그렇다치고 바리케이드에서 흔들리는 앙졸라스라니. 바리케이드에서 절망적인 상황을 알렸을 때 그렇다면 최후까지 싸우자는 말을 한 것은 원작에서는 앙졸라스가 아니다, 위고옹은 그 결의의 문구를 익명의 누군가의 소리라고 했으니까 바리케이트가 가라앉았다가 가브로쉬의 노래로 살아나는 것 까지는 가브로쉬가 예쁘니까 그러려니 하겠는데...
가브로쉬의 죽음 이후 연민을 느낀 장교가 인간적으로 항복을 권하는 얼굴을 가까이 잡아주면서 죽음을 택하는 앙졸라스를 보여주면....감독이 어떤 바리에이드를 보여주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음ㅠㅠ 해들리 프레이져가 장교로 나온다고 할 때 k님이랑 그럼 해들리 그 눈으로 학생들을 처형하는 앵스트 한 편 찍는건가요ㅋㅋ라고 농담했는데 진짜 나올줄이야. 해들리 프레이져 콧수염도 잘 어울리고 진짜 잘생기기는 했음. 급 기승전해들리로 새어버렸는데 아무튼 그래서 앙졸라스 좀...Until the earth is FREE! 가 이렇게 맥없고 허망하게 들리는 앙졸라스일줄은 몰랐다 과연 영화의 앙졸라스가 자신들의 죽음 이후에도 바리케이트가 계속 일어나고 언젠가 온 세상이 자유로워질때까지 누군가가 계속 싸울거라고 믿었을까? 배우의 노래나 음색 문제가 아닌 느낌.
빛이 희미하니 그 빛에 기대어 사는 그림자도 문제가 생겨버렸다. 애초에 캐스팅이 나올때 그랑테르가 예쁜데다가 시가전에서 멀쩡하게 싸우고 있어서 감독이 어떤 ER을 그리려고 이러나 궁금했는데 ER 없음. 왜냐하면 그랑테르 캐릭터가 사라졌으니까. 영화의 그랑테르는 그냥 쿠르페락 정도로 보인다. 마리우스의 연애사에 관심을 갖는 것도 그냥 애가 성격이 좋고 붙임성이 있어서 그러함. 내내 술병을 들고 있기는 한데 회의주의자는 아니다. 심지어 그랑테르 술병 내려놔도 안 나왔네 그러고보니;
영화는 DWM를 현재 버전이 아니라 오리지널 런던 버전의 것을 사용한다. 그러니까 푀이-프루베르-졸리로 이어지는 초반과 그걸 받아 분위기를 깨는 그랑테르의 물음이 없는 버전이다. 그냥 그랑테르가 줄창 현재의 후렴구를 부르는 버전인데 여기에다가 현재의 마리우스 부분을 붙여놓았다. 감독의 아베쎄와 마리우스를 다루는 태도가 한눈에 보이는 부분이라 하겠다ㅋ오리지널 런던 버전은 그나마 마리우스 징징거림이 없다는 게 장점이었는데... 그러고보니 영화 그랑테르가 오리지널 런던의 소년같은 그랑테르랑 비슷한 톤인것 같기도...그래서 골랐나?
앙졸라스의 죽음에 그랑테르가 함께 하기는 하는데 이건 허락하겠나도 아니야...; 애초에 그 최후의 순간에 그랑테르가 함께 앙졸라스의 곁에 선다는 장면의 의미가 전혀 앞에 그려지지 않았으니까 그냥 어디 갔다가 좀 늦게온 친구 하나랑 같이 죽는 앙졸라스였음. 왜? 톰 후퍼 왜 그랬어요? 25주년 이후로 늘어난 ER지지자들이 그렇게 싫었어요? 나는 ER 지지하는 거 아니고 원작에서의 딱 그만큼만 바라는건데? 왜? 아니 총살부분에서 원작 살릴거면서 왜 그랑테르를 버려요 우리 주정뱅이 진상 회의주의자ㅠㅠㅠㅠ
아베쎄의 면면도...그래서 푀이가 누구라고요? 어쩐지 혼자 머리숱 적어보이던 아미가 있었는데 레글르였으면 좋겠다...배우들이야 4,5년씩 앙상블을 하면서 레미즈에 있었던 사람들이니까 본인들의 캐릭터를 잘 알텐데 영화는 그런 좋은 자원을 써먹지를 않음. 가브로쉬 총알 주울 때 뛰어나가던 쿠르페락은 귀여웠다 울지마 쿠르페락ㅠㅠㅠㅠㅠ 그리고 문 열어달라고 닫힌 문에 애원하던거 즈앙이었나...콩브페르는 눈에 잘 띄던데 캐릭터는 잘 모르겠음...앙졸라스가 발장한테 자베르 넘길때 안돼 앙졸라스 하던데 콩브페르였나 아니었나...DVD나오면 꼼꼼하게 봐야지.
마리우스의 빈의자 빈탁자가 마음을 후벼파는 건 마리우스가 노래를 잘 하고 엄청 슬퍼해서가 아니라 그 상실에 공감할 수 있기때문인데 영화는 아미들을 예뻐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카페씬은 너무 짧고 가뜩이나 뮤지컬로 오면서 생략된 캐릭터는 아예 그냥 혁명파 학생들 1,2,3으로 뭉뚱그려져 버렸고 아미들은 시종일관 서툴고 급하게 혁명에만 매달려있다. 에디 레드메인은 노래를 참 잘했지만 아무튼 카페씬...아 대구가고 싶다ㅠㅠㅠㅠ
휴발장은 아우 진짜 콤주교님 나오시는데 막 가슴이 뛰어가지고...뭘하고 있느냐, 24601. 발장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아 이건 아니고 휴발장한테 축복 내려주는데 진짜 계승식 보는 기분이었음 엔딩에서도 발장 맞이하시는 거 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콤할배 진짜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야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새로 만들었다는 노래도 그럭저럭 괜찮았고 러셀 크로우에 비해서 연기와 노래가 되는게 좋았는데 사실은 발장 파트 중에 중간중간에 개드립 떠오르는게 있어서...ㅇ<-<
코제트가 마리우스 만나고 싱숭생숭할때 외로운 우리 아기 코제트하고 들어오실때 머리 컬을 보는 순간 어린 코제트한테 내가 아빠도 되어주고 엄마도 되어줄게 하던게 생각나면서 과연 저 머리라면 엄마가 되어주는 것도 가능할지도 하는 생각이 들어서...주의산만하게 감상해서 죄송합니다ㅠㅠ 사실 원작에서 발장이 코제트에게 가졌던 애정은 아버지와 어머니와 오빠와 여타 모든 혈육을 합친 것이라고 표현되어있고 코제트도 잠든 발장을 보면서 아 이분은 내 어머니시다하고 눈물흘리는게 나오고 그래서 내가 엄마도 되어줄게하는 표현은 전혀 이상한게 아닙니다. 그냥 19세기 초반 남자 머리모양을 공격합시다;
마리우스 편지 가로채서 읽으면서도 아이고 이 도둑놈이 우리 딸을 아내로 삼겠다네하는데...아직 걔네 만난지 하루밖에 안 됐고 사랑한다는 말 밖에 안 했거든요 아버님 앞서나가지 좀 마세요ㅋㅋㅋ 물론 19세기의 정숙한 젊은이들은 그 단계면 결혼할 사이라고 보는게 옳습니다만 그래도ㅋㅋㅋ 휴발장한테 질노르망 노인이 그런 계집애 정부로 삼으란 말이다하던 소리를 들려주면 바로 손등에서 은촛대 나갈 것 같음ㅋㅋㅋㅋ
앤팡틴은 IDAD 순서를 바꾸었더라 내내 클로즈업으로 IDAD을 보는 건 솔직히 괴로웠음. 마음 불편해. 거기다가 뮤지컬에서는 생략되었던 이 뽑는게 나와서 덜덜덜 떨던 중이었는데...
테나르디에즈는 홀로 팀 버튼 영화 보는 것 같았던 것을 빼면 괜찮았다.
부부다운 호흡이 좋았는데...마담이 아무리해도 헬레나 본햄 카터로 보여서...
여관씬은 현란했고 JN도 기대보다 잘 보여서....잘....바지 어쨌어요 아저씨ㅋㅋㅋㅋㅠㅠ
아 대구가고 싶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러셀 자베르
뭐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음.
원데이모어가 나온 예고편을 보여주었을때 주위사람들의 반응이 피어ㅅ...였기때문에 다 포기하고 봤다.
비극은 레미즈가 송스루라는 것에서 출발한다. 나야 레미즈를 보기 전에 본격적으로 들입다 판 뮤지컬이 달리 없기때문에 원래 뮤지컬은 다 이런갑다 하고 들어서 괜찮았는데 송스루 자체가 어색한 사람이 많더라. 노래를 잘해도 어색어색 돋는데 노래를 못하면...톰 후퍼가 신경써서 만들어준 시장님 우리같이 정의를 세워봐요 파트는 진짜...원래 없던 부분이면 그냥 대사로 해 대사로 하라고ㅠㅠㅠㅠ
거기다가 자베르의 송스루 파트는 그냥 음붙여서 노래하면 되는게 아니라 거기서 자베르의 성격이 드러나는 부분들이 많은게 역시 비극이다. 프롤로그에서 24601을 불러 가석방의 의미를 설명할때는 자베르의 완고한 정의관과 집요함이 느껴져야하고 팡틴의 체포나 Robbery부분은 자베르가 내뱉는 음 하나하나가 난잡한 거리를 탁 틀어쥐면서 공기를 쩡 얼리는게 느껴져야하기때문에 참 중요한데...자베르한테 참 중요한데...
세번째 비극은 자베르 역은 아무튼 이렇거니 저렇거니해도 노래를 잘하는 배우들이 정말 많았다는 것. 진짜 정말 많았다. 하다못해 욕을 들어먹는 내 첫 자베르, OBC의 테렌스 만도 노래는 잘했다. 전혀 자베르답지가 않아서 문제였지; OLC의 로저 알람도 훌륭하고 25주년의 놈 르위스도 정말 좋은 자베르다. 미래의 자베르들에게 꿈이자 벽인 PQ는 너무 초차원의 세계에 계시니 차마 러셀 크로우의 자베르에게 댈 수 없지만 자베르역에게 기대하는 기준 자체가 높은 건 사실이다. 영화보러 가기전에 이 기준을 많이 내리고 간게 도움이 되기는 했다.
톰 후퍼는 아베쎄와 바리케이드에는 인색했으나 발장-자베르의 관계나 자베르에게는 상당히 신경을 쓴 흔적들이 보인다. 프롤로그에서 자베르를 계속해서 의식하는 발장이라든가 부임인사하러 온 자베르를 바로 알아보고 패닉에 빠지는 발장이라든가 그러면서도 태연한 척 경감의 시장님송에 장단맞춰 주면서 검은구슬 샘플인 것 같은 묵주를 부임선물로 주는 장면이라든가 마차사고의 자베르 노래를 쪼개고 변형해서 팡틴체포 이후 자베르의 자기고발 부분을 만들어주었다든가 하는 부분은 진짜 애썼음. 거기다 몽페르메이유까지 코제트를 추격해오고 파리까지 쫓아오는 자베르도 좋았고.
Stars 그림은 정말 예뻤음. 까마득한 건물 옥상 가장자리를 아슬아슬하게 걸으면서 노래하는 자베르의 발이라니! 스스로에게 가혹할 수 밖에 없었던 자베르가 걷는 그 아찔한 가장자리, 과오없이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던 사람이 걷는 아슬아슬한 길인 것 같아서 으왕 좋다 근데 이거 세느강 다리랑 겹치겠구나했는데 그대로 나오더라ㅋㅋㅋ 거기에 뒤에 있는 독수리상까지 더해서 그림 만들어주려고 애쓴 게 보여서...근데 노래가...러셀 아저씨 진짜 이게 최선이었어요? 음 벗어날까봐 조심조심 악보 타지 말고 그냥 자베르같이 부를 수는 없었어요?ㅇ<-<
바리케이드에서 쿠르페락 챙겨주는 걸로 접근하는거나 슬쩍 카페 구석에서 삼색장식 찾아내서 다는 거나 귀여워ㅋㅋㅋㅋ 근데 나라도 러셀 크로우 같이 생긴 아저씨가 얘들아 나도´_`하고 접근하면 아저씨 수상해 프락치아니야하고 내치치 못 할 것 같더라만...정체 들키고 액션ㅋㅋㅋ 여기서 앵글을 맞은 자베르가 아니라 때려잡고 들여다보는 앙졸라스 등등으로 잡아준 것 때문에...정말 폭도같아보이는 아베쎄다´_`하고 보기는 했는데 아무튼 묶어놓은 것도 원작처럼 기둥에 잘 세워드린게 아니라 MSM에서 죄수들 묶어놨던 방식으로 묶어놨더라...
바리케이드로 돌아와서 훈장을 가브로쉬에게 주는 것 부터가 어...하던 부분. 전에 러셀 크로우가 이 부분을 찍으면서 다수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자베르 모드로 트윗을 한게 있어서 흠?했는데 이렇게 그려질 줄은. 새삼 하는 소리지만 러셀 크로우 트윗 정말 깨알같이 영양가 있는거 많았구나. 의외다. 아무튼 가브로쉬에게 자신의 훈장을 꽂아주는 자베르는 그림은 좋지만 그래서 감독은 바리케이드는 이렇게 무용한 희생의 현장이며 아무리 돌같은 마음을 가진 자베르라도 그 죽음 앞에서는 흔들린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나?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드디어 깨달았다는 증거로 보여주고 싶었나? 싶기는 한데...해석에 대한 호불호는 별개로 이런식으로 자베르 캐릭터를 잡아주는 건 흥미로웠다. 영화 자베르 한정으로 천국에서 마중나오는 건 가브로쉬였으면 좋겠네.
하수도에서 나온 발장과의 마지막 컨프롱이 그래서 촛점이 흐려진 기분이었다. 애초에 발장 자베르 관계를 잘 터잡아 놓고 왜 막판에...그런데 별로 더 길게 얘기하고 싶지가 않으니 넘어가자. 하수도씬 고증과 재현을 너무 잘해놔서 자베르는 반쯤은 발장이 너무 더러워서 보내준게 아닌가 싶기도 했으나 아무튼...
마지막 장면은...연기는 좋아요 참...연기는 좋음. 그림도 좋음. 경감님 정복 뒷태 진짜 예쁘더라. 의상팀 상받았으면 좋겠다. 경감님 의상 말고 다른 의상도 예쁘던데.
길어졌는데 영양가는 정말 없네.
아무튼 러셀 자베르는 노래를 못하는데 그렇다고 영화를 허물어뜨릴 구멍수준은 아니고 연기가 되니까 악 도저히 못 보겠어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준은 아니다. 그게 뮤지컬의 자베르나 원작의 자베르는 아니기는 한데 아무튼 연기는 괜찮았고 노래도 막 으악 진짜 못 들어주겠네 이렇게 못하는 게 아니고 음정박자는 대체로 맞음; 자베르 띄워주려고 애쓴 감독의 성의가 선명하게 보이니 자베르 팬이라도 봐도 괜찮음. 그리고 감독이 아베쎄와 바리케이드를 보는 시선은 어떻든 간에 라마르크 장례식에 사람들이 하나 둘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부르는 걸 극장에서 본 것만으로도 감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