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으로 레 미제라블의원작을 파고 있는 관계로 뮤지컬을 보는 시각은 잘 만든 2차창작이로구나-에 가까움. 후기 역시 원작팬의 잡담이 상당 분량 섞여있음. 더불어 별의 요정 법의 대천사 이런 말 당연히 진리 아닌가요? 할 수 있는 더러운 경감님빠.
공연 끝나자마자 바로 지방 내려갔다 며칠 바쁘게 지내고 올라왔더니 이미 기억은 아스라히 멀어지고 그냥 좋은 꿈을 꾸었구나(feat. 창천항로 관공) 싶은 기분. 지난 후기들처럼 아직 공연에 취해있을 때 써야 맨정신에 못 쓰는 말도 쓰고 그럴텐데 너무 늦어서 쓰지 말까 했으나 아무래도 후기를 써야 그만 놓고 4월까지 얌전히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미련을 안고 수도권 밖으로까지 나가서 보고 싶지는 않으니까. 일단 그럴 시간과 체력이 없음...ㅇ<-<
에포닌 최고ㅎㄷㄷㄷ
연기도 다 좋았고 막공 On my own은 정말 최고. 끝나고 나오는데 DYHTPS이 아니라 OMO이 귓가에 맴돌만큼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좋았음. 그동안 다 좋은데 왜 OMO만?? 했더니 막공에서 울려고 그랬구나 싶을 정도. 사실 그동안 말 안했지만 루 플르메 처음 갔을 때 마리우스가 정신 못 차려할 때 자잘한 연기 애틋하고 예뻤음. 마리우스 나쁜 놈ㅠㅠㅠㅠ
발장
장발짱!!! 그리울듯.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프롤로그에서부터 장발짱!!할 때마다 감옥에서 짱먹던 발장도 아니고 너무 발음 세다 싶어서 매번 속으로 뿜ㅋㅋㅋㅋ 그동안 경감님 보느라고 몰랐는데 마차사고에서 경감님이 허당짓할때 반응같은 것도 보이고 컨프롱 노래 합 진짜 많이 좋아진걸 느꼈다. 4월에 다시 볼 때까지 컨디션 관리 잘 하시고 BHH 좀 잘 부탁드리고 그래도 Who am I 는 좋으니까...
그랑테르
용인에서는 시간이 안 맞아서 발장으로 못 봤는데 4월에는 보고 싶다.
그런데 그러면 그랑테르로는 못 나오겠지 싶어서 그건 또 서운하기도 하고.
바리케이트 초반에 가운데 앉은 아미가 그랑테르 총 잡아! 할 때 술병만 들어보이고 비켜가더니 마지막 전투 때 주변에서 아미들이 하나둘 쓰러지고 앙졸라스는 바리케이트 너머로 떨어지는데 하늘 보면서 절규하는 그랑테르 들라크루아 그림 같았음. 뭐, 아무리 내가 그랑테르를 좋아해도 빈 말로도 다비드풍이라고는 못 해주겠다. 그동안 보고나면 남는 이미지는 당연히 세느강 아니면 별들이었는데 막공만큼은 바리케이트에서 절규하는 그랑테르가 아른거리더란 말이지. 왜 그동안 저 그림을 못 봤을까 싶을 정도로 좋아서 그 순간만큼은 누가 옆에서 대구 갈래?하면 네! 즉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지금은 정신을 차렸지만 아직도 아른아른. 아무튼 좋았다고요.
앙졸라스
마지막에 바리케이트 너머로 넘어가는 자세 그대로 반대편으로 뚝 떨어져서 깜놀; 원래 그렇게 떨어졌나; 다른 씬도 그렇지만 바리케이트는 그렇잖아도 다칠까봐 깜짝깜짝 놀라는데;;; 매번 앙졸라스에 대해서 별말이 없는 건 딱히 싫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주의가 그랑테르나 다른 아미들한테 가있거나 하니까. 2막에서 힘든 것 같던데 무사히 좋은 컨디션 유지해서 4월에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쿠르페락
카페씬 처음 부분에서 앙졸라스가 술에 취하지마-라고 할 때부터 그랑테르 관리하는게 쿠르페락이었음ㅋ
뮤지컬의 쿠르페락은 원작하고는 성격도 비중도 달라서 굳이 따로 이야기 할 일이 있겠나 싶었는데 바리케이트 완성하고 노래할 때, 바리케이트 오른쪽 끝에서 쿠르페락의 노래가 쫙 올라가면서 울리면 바리케이트가 노래와 함께 천장 이상으로 아득하게 높이 솟아오르면서 그 너머로 파리 각지에서 바리케이트들이 일제히 일어나는 듯한 고양감이 정말 좋았다. 이런게 노래의 힘이구나 텍스트지향성 인간으로서 깨달았던 순간. CSR이나 DVD나 무심하게 지나갔던 쿠르페락 파트에서 그런 힘을 느낄 수 있어서 좋고 고맙더라.
앙상블
처음 툴롱부터 마을, 공장, 거리, 여관, 카페, 바리케이트, 터닝, 결혼식, 엔딩까지 아 이제 이 에너지를 4월에나 느낄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아쉬워서 정말 하나하나 움직임 노래 안 놓치고 보려고 얼마나 긴장하면서 봤는지 모르겠다. 엔딩에서 DYHTPS 변주 울릴 때 첫공 볼때랑 다른 느낌으로 가슴이 벅차고 눈물나더라. 다들 부상도 감기도 다 조심하시고 4월에 꿩강하게 보아요. 카페씬이랑 파리씬이랑 여관씬 보고싶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베르
바리케이트에서 독 오른 뱀이었음. 에포닌 오기 전에 한번 더 죽여!라고 소리치는 것도 그렇고. 엄마 나도 저런 뱀같은 경감님 사주세요. 매일 별도 보여드리고 자기 전에 형법사례연구, 최신판례, 개정동향, 경찰백서 다 읽어드리면서 잘 키울 수 있는데...:Q..까지 메모가 되어있구나. 뭐라는 거야 도대체 정말 막공 보고 취했구나ㅋㅋㅋ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뭐...막공 후기에서 종알종알댈 건 아닌것 같고 결국은 취향 문제로 가는 거니까...4월에 다시 보면서 말해도 되겠지...별들에서 And so it must be and so it is written on the doorway to paradise 부분은 좋다. 경감이 아니라 이단심판관 분위기가 나는 것도 같지만 이건 원래 가사가 그래서 그렇고 아무튼 의지를 담아서 네놈들은 지옥불에 탈거임!!하는 독선이 묻어나면서 없던 말도 천국문에 쾅쾅 새길 확신이 느껴져서. 세느강에서 And does he know 부분에서 화내는 것보다는 서늘하게 자조하는 느낌이 나는 것도 좋고. 그냥...4월에는 조금만 더 힘을 뺀 조금만 더 여유있는 경감님을 봤으면 좋겠다...라고 토 달고 있지만 사실 멋진 경감님이라 고마워하고 있어요. 긴 공연 일정 컨디션 관리 잘 하시길.
이런저런 이유때문에 나한테 11월과 4월은 지옥의 계절인데 덕분에 11월 반쯤은 꿈꾸면서 힘 받아가면서 잘 넘긴 것 같다. 시간과 지갑과 잠을 희생했으나 그럴만한 가치가 있고도 남았다. 쿨한척 쓰고 있지만 사실은 고마워요 고마워요 4월에 다시 봐요 엉엉 소리내서 울고 싶을만큼 좋은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