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
레미즈 표 예매하려다가 충동구매하고 어제 알림 문자볼때까지 잊고 있었다. 이런 서비스를 귀찮게 왜 하나했더니 정말 까먹는 수가 있구나ㅇ
마담 자베르의 이름을 알아냈다. Le droit. 아, 남성형이니 마담이 아니시네. 꽤 오래 기다렸지만 기다린 것 치고는 기대를 상당히 내려놓고 봤다. 레미즈 원작 자체가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과 시간에 올리기에는 적합한 작품이 아니고 장르는 다르지만 이미 26년째 무대에 올라오고 있는 뮤지컬도 그런 한계 때문에 원작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애초에 폭풍감동하고 울면서 나올 연극을 기대한 건 아니다. 지르지 않아도 후회하고 질러도 후회한다면 지르고 후회하자는 덕질의 경험에서 나온 결정때문에 일단 보자고 마음 먹었던 것. 11월 30일이 첫공이었고 sns 평들은 대체로 후하지 않았으며 홍보도 좋게 말해 고전적이고 솔직히 말해 무기력했으므로 기대를 내려놓고 관람 시작. 자리는 통장이 ..
생각해보면 보쉬에가 제안한대로 코랭트에 바리케이트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ABC의 벗들이 배드엔딩을 맞을 거라는 암시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하루 온종일 술을 먹고도 "여기다 세워 위치가 좋아!"라고 한 말에는 틀림이 없어서 입지로는 최적이었다는 사실은 보쉬에의 타고난 재치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금발의 아름다운 혁명의 화신 앙졸라스는 "대리석 같아서" 그냥 멀리서 침흘리고 보게만 되는데 스물다섯에 대머리가 된 보쉬에는 너무너무너무 귀여워서 우쭈쭈하고 밥이라도 차려주고 싶어진다 누나가 해치지 않아요ㅋㅋㅋ .....본격적으로 뭘 쓸 건 아니고 출근하기 싫어서 현실도피중임 왜 인간은 아직도 쉬는 날보다 일하는 날이 더 많은거지?
카디프 토치우드 본부 밀레니엄센터에서 있었던 25주년 투어 공연 중 얼 카펜터의 Stars에서 오케스트라가 오르간 연주를 하는 걸 듣고 생각나서 레미즈에 발목이나마 담그게 된건 올 4월쯤에 빌 어거스트의 레미제라블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였는데 뮤지컬 레미제라블 OST를 들어본 건 작년 11월쯤이고 완역본을 읽은 것도 그 즈음이었다. OST를 듣기 시작한 건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이 좋다던데 그럼 이왕 결제하는거 앨범 전체 결제하자 싶어서 듣게 된 거고, 완역본은 OST 듣고 다니다 보니 내가 원작은 제대로 못 읽은 것 같은데 마침 찾아보니 동서판이 할인중이었다는 이유. 그래도 그때는 이제야 제대로 원작을 읽었네 수준의 뿌듯함과 영감님 수다 너무 길다는 거랑 헑하게 무겁고 무섭다는..
케이블에서 얼마전에 방영해준 덕에 슬슬 이야기가 나오길래 몇번 보고는 넣어놨던 DVD를 다시 꺼냈다. 처음 샀을때는 두근두근해서 틀었다가 오그라들었다가 낯설어했다가 급분노했다가 조금 풀어졌다가 앙코르 보고 박수를 쳤고 이 분노와 오그라든 손발이 아마도 10주년에 익숙해졌기때문일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다시 돌려봤다가 여전히 오그라들었다가 더 큰 분노를 안고 넣어뒀었다. 아무리 싫어하는 캐릭터라도 캐스팅이 그따위면 분노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던 경험. 그 뒤로 다시 꺼내서 몇 번 돌려봤던 건 포럼에서 다들 칭찬에 칭찬을 하던 제프 니콜슨이 25주년에 나온다길래 뭘로 나온거냐 보느라 그런거였고- 여튼 감상 올라오는 걸 보고 모처럼 다시 꺼내서 틀었는데 이제는 그렇게까지 화는 안 나고 그냥 안스럽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