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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카를로스 1996 샤틀레 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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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 Carlo] - 돈 카를로스 1996 샤틀레 1
결론부터 말하자면 독대씬만큼은 난 13잘츠보다는 96샤틀레가 더 좋음. 나한테는 최애 독대씬이기도 하고.
96샤틀레의 독대는 프랑스어 버전과 이탈리아 버전을 반반 썼는데 다른 건 온전하게 프랑스어판을 살렸으면서 왜 여기만 이렇게 된걸까 궁금하긴함. 베르디가 이것도 초연 직전에 고친건가 했지만 초연 악보 찾아보면 이게 아니라 이전에 올린 그 샤랄라 행복한 버전이 원전이었는데 워낙 자주 수정했으니까 재수정된걸 올린건가. 아무튼 마지막에 펠리페랑 로드리고랑 손 맞잡고 빙글빙글 도는 연출은 그래서 유감스럽게도 없지만 이게 최애가 된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 일단 로드리고가 예쁘고 정말로 단 한순간이나마 로드리고가 펠리페에게 자신의 이상을 고백하면서 카를로를 잊을만큼 펠리페를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인식하고 매달렸기 때문에.
프랑스 버전의 로드리고가 이탈리아 버전보다 더 순진하고 직설적이고 열정적이라는 이야기는 이전에 했다.
햄슨의 연기도 그렇지만 가사 자체가 이탈리아 버전과 다름. 맨 처음 펠리페 2세가 너 요새 집에서 논다더라? 군대에 한 자리 줄까?하고 떠볼 때 이탈리아 버전 로드리고는 스페인이 날 필요로 하면 언제든지 싸우겠음-까지만 말하는 걸로 플랑드르는 내가 피 묻혀야 할 싸움이 아니라고 돌려까는데 비해서 프랑스 버전 로드리고는 아예 대놓고 그 외의 싸움은 망나니가 도끼 휘두르는 짓일 뿐이라고 대놓고 깐다. 이 발언이 그냥 비폭력을 말하는 젊은 애의 헛소리가 아닌 게 로드리고는 몰타공방전에 참전했고 특히 성 엘모 요새 수비진으로 마지막까지 싸우다가 홀로 탈출해서 술레이만 군대가 물러갈때까지 몰타를 지켜낸 경력이 있는 기사, 거기에 카스티야 지방의 반란을 혼자 평정한 공로도 있는 먼치킨이니까.
이 대담한 발언에 놀란 왕이 경고를 했는데도 로드리고는 움츠러드는 대신 이탈리아버전처럼 왕이 더 떠보기를 기다리지도 못하고 아예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고 진실을 말씀드리겠다고 와락 달려든다. 이탈리아버전 로드리고가 왕이 세번이나 묻는 말에야 겨우 노하지 않으신다면 말씀드리겠습니다-하고 말을 꺼냈던 밀당의 고수였던 것에 비하면 성급하고 일견 서툰 모습이다. 하지만 원작의 로드리고도 바로 그렇게 어차피 기회가 주어진 거 한 조각 진실이라도 왕의 귀에 들어갈 수 있게 해보자고 잡았던 거라 그 젊음과 열정에서 나온 대담함이 그대로 보이는 프랑스 버전 로드리고 아주 좋음.
왕이시여 저는 플랑드르에 다녀왔습니다-부분은 이탈리아 버전과 대체로 같은데 13잘츠 로드리고는 그런 참상의 비인간성에 대한 분노, 신의 이름으로 행한 범죄에 대한 분노, 그 희생을 알고 있음에도 반성하지 않는 왕에 대한 분노가 강했다면 96샤틀레 로드리고는 아직 어리고 순진해서 화를 내기는 내는데 그보다는 자기가 본 참상의 충격에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는 느낌이다. 피로 붉게 물든 강에 죽은 자가 떠내려오고 할때 그 참상을 고스란히 전달해주는데 햄슨로드리고 눈이 또 한 몫해서 좋지....잘츠 로드리고가 분노로 잠들지 못할 때 샤틀레 로드리고는 악몽에 시달릴 것 같음. 카를로는 항상 불안했으니까 악몽에도 잘 시달려서 대학시절까지는 늘 로드리고가 달래줬는데 플랑드르에서 복귀한 이후로는 처음으로 로드리고가 거꾸로 악몽에 시달리는 거 상상하게 되는 거. 근데 이 시점에서 카를로놈은 엘리자베타 생각하느라 로드리고가 잠을 자는지 악몽을 꾸는지 관심도 없었겠지ㅠ 카를로는 관심이 없었어도 여기 펠리페 표정 슬픈 게 이미 흔들리는게 보여서ㅠㅠ
그런데 그렇게 충격을 털어내지 못한 눈을 하고서 왕을 향해 돌아서면서 하지만 신의 은총으로 왕께 이 모든 것을 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면서 왕을 향해 손을 내밀고 노래하는데... 햄슨 젊을 때 목소리 이랬구나ㅠㅠ 저런 커다란 눈을 순진하게 뜨고서 저런 목소리로 저렇게 절절하게 노래하면서 왕의 정의를 바란다고 손까지 먼저 덥썩 끌어다 잡고 무릎 꿇는데 왕이 진짜 덜컥 안 낚일 수가 없지. 알바 공작이 나중에 저자는 죽어서도 왕의 심장을 훔쳐갔다고 한탄하는데 바로 이 순간 펠리페 심장이 덜컹하고 로드리고 손에 굴러떨어졌을걸.
펠리페가 이자는 뭔가? 설레는 시점이 로드리고의 도끼 발언이었다면 본격적으로 반하는 시점은 여기부터가 아닐까. 그 플랑드르 탄압의 주범이 왕인데 이 젊은이는 바로 그 죄인에게 정의를 바랄 수 있다고 신뢰를 가득 담은 눈으로 말하면서 정의를 바란다고 무릎을 꿇는 거다. 로드리고는 원작에서 펠리페의 외로움을 꿰뚫어보고 플랑드르에서 행한 일을 비판하는 동시에 그럼에도 자신이 품고 있는 이상을 실현해줄 수 있는 왕으로 보고 있다. 펠리페는 도무지 이 세상의 것 같지 않은 큰 그림을 보는 로드리고의 눈에 비친 자신이 일반적인 왕들과는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고양감을 느끼게 된다. 가해자로 저주받고 비난받던 자신이 구원자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상주의자, 그것을 정말로 믿는 저 순진한 눈에 반하지 않을 고독한 왕이 어디 있을까. 온 유럽이 나를 저주해도 그에게만큼은 칭찬받고 싶었어-라는 왕으로서는 말해서는 안 될 애처로운 소망을 품게 되는 건 이런 밑밥때문일텐데 샤틀레판 로드리고는 왕의 심장에 그런 불꽃을 심어놓는 순진함과 열정이 그대로 보인다.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몽상가들을 벌했을 뿐이라는 펠리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새삼 충격받는게 그대로 드러나는거 13잘츠랑 대비되는거 거기서는 부정과 분노였지 이런 충격은 아니었음ㅠ 로드리고는 이렇게 펠리페의 통치론에 충격을 받고 있는데 펠리페는 입으로는 이 손이 내린 죽음이 확고한 미래를 가져다 줄거라고 하면서도 감히 어수를 함부로 잡은 무례한 자를 일으켜세워주려는 것만 봐도 이 시점에 이미 낚였음. 펠리페 불쌍해서 어떡해ㅠㅠㅠㅠㅠㅠ (좋아서 구름
그러나 로드리고는 일으켜주려는 왕의 손을 뿌리치고 일어나서 왕에게 세계를 바꿀 진정한 흐름이 보이지 않느냐고 반박하는데 장차 네로라고 기록되고 싶냐고 아픈 곳을 바로 찌르는 이탈리아버전에 비해 추상적이지만 둘다 실러의 원작에 나온 로드리고의 대사고 펠리페 2세의 성격을 보나 뭘로 보나 이탈리아어 버전의 로드리고가 효과적인 말을 한 것도 맞는데 프랑스 버전의 로드리고의 그 대사가 정말이지 예쁘고 안스러운 것이다.
이 장면 96샤틀레 전체에서 로드리고가 제일 예쁜 장면이라 스샷 100개쯤 붙이고 싶은데 내 눈에만 예쁠거라 차마 그러진 못하고ㅠㅠ 16세기에는 존재할 수 없는 이 이상주의자가 혼자서만 몇백년을 앞서서 바라보는 진리를 노래하면서 왜 당신은 이 당연한 미래를 모르냐는 듯이 왕을 보는데 젊은 햄슨이 이 대사를 노래하는 게 정말 예뻐서 좋다. 무대에서 제일 크고 저런 코트와 저딴 머리를 휘날리고 있는데도 예뻐서 진 기분임.
펠리페를 비난하는 신랄함은 이탈리아 버전이 화끈한데 샤틀레 버전이라고 열정이 덜한게 아니라서 여기의 로드리고는 자기 열정에 자기가 놀라면서도-난 이 부분 햄슨 제스처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자신의 열정에 놀라면서도 계속 밀고 나가는 로드리고를 표현해줬다는 점에는 감사하고는 있음-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자유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왕은 이미 이런 자는 처음이다 처음이야 하다가 정신차리고 너도 나만큼 인간을 알면 바뀔걸 애써 부정하면서 달래려고 해보지만 로드리고는 이거 거절하는데 이 장면 너무 예뻐ㅠㅠ 처음 만나는 자유로운 인간이 낯설고 두려우면서도 반하지 않을 수 없는데 너도 나만큼 인간의 추한면을 알게 된다면 하고 굳이 꺾어보려는 한편으로 하지만 이 사람만은 다르지 않을까 가련한 기대를 품는 펠리페도 예쁘고 그 말에 한 점의 회의도 없이 질색하면서 물러났다가 다시 자유 달라는 로드리고도 너무 예쁨ㅠㅠㅠㅠㅠㅠㅠㅠ
희곡에서도 좋았지만 노래랑 영상으로 보니까 정말 좋은 게 나중에 카를로가 로드리고 죽고 난 다음에 펠리페 비난할 때 인간 마음을 다 안다고 자부하는 분이시지만 이 사람이 내 사람인 건 모르셨죠-하고 심장에 비수 꽂는 게 여기 펠리페가 로드리고 달래는 말이랑 겹쳐서 좋고, 펠리페의 그 말을 부정하던 로드리고가 차츰 파국으로 가면서 에볼리를 죽이려 들고, 펠리페의 애정을 배반하고 속이고, 카를로 대신 죽으면서 인간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나였지만 이렇게 되었다고, 결국 이상을 한 인간에게 가둬놓은 한계, 오래 전 어린 날에 진 작고 사소한 빚 하나를 더 큰 이상을 위해 극복하지 못하고 인간에 대한 애정에 지고마는 걸 생각하면 둘다 결국 인간을 다 알지 못하는 한계를 가졌는데 그게 이렇게 서로 얽혀서 하나는 물리적으로 심장을 쏘고 다른 하나는 정신적으로 영원한 상처를 입혔다고 생각하면 으앙 진짜 좋음ㅠㅠㅠㅠㅠㅠㅠ
자유를 달라고 되풀이 하는 로드리고 테마는 씩씩하면서도 밝아서 자유를! 자유를 주소서!하고 결국에는 왕에게 무릎 꿇고 엎드리는 걸 보면서 마음이 아플 정도. 그래봐야 당신의 장미는 이 시대에 피어날 수 없는 장미인데ㅠㅠ 진짜 정신차리고 보면 수염 안 예쁘게 난 해그리드 맞는데 왜 움직이고 노래하는게 이렇게 예뻐서 마음 아프게 하는데ㅠㅠ 예쁘다고 계속 말해서 이런 내가 부끄러운데 진짜 이건 예쁜게 맞음ㅠㅠ 내가 펠리페라도 이런 예쁜 젊은이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매달리면 까짓 자유 주고 싶어지겠지ㅠㅠ 왕의 호의가 무슨 필요가 있겠냐고 거절하던 도도한 자가 지위도 명예도 다 거절하더니 왕에게는 위협 이외에는 아무 의미도 없는 아닌 자유를 달라고 저렇게 꿇었는데ㅠㅠㅠㅠ
괜히 예쁜게 아닌 게 이 로드리고는 왕에게 무릎을 꿇는 이 순간 자유를 위해서 정말 자기자신을 다 내던지는 로드리고라서. 그 진심에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고 그만큼 카를로는 잠시 잊을 정도로 이 기회에 유혹당했다는게 보여서 너무 좋다ㅠㅠㅠㅠㅠ 펠리페가 바로 여기서 꿇어 엎드린 로드리고에게 그래 자유를 줄테니 널 내게 줄수 있냐 딜을 걸었으면 로드리고는 이 순간만큼은 넘어갔을 수도 있다고!
그러나 그럴 수 있으면 펠리페가 아니라서 이 비극이 일어나는거지. 자유를 달라고 무릎꿇고 애원하는 로드리고에게 펠리페가 그만두라고 할 때 로드리고의 실망도 13잘츠보다 훨씬 잘 보이는게 좋다. 13잘츠의 로드리고도 열정적으로 자유 달라고 했는데 펠리페한테 별로 안 흔들렸고 그래서 펠리페가 몽상가라고 빈정거리면서도 애정어린 손길을 내밀었을 때 실망했다기보다는 혐오했는데 그건 그만큼 펠리페한테 애초에 기대를 안 했다는 느낌이었음. 96샤틀레 로드리고에 비하면 13잘츠의 로드리고는 펠리페가 자유 준다고 칙령쓰고 반포하고 공화정선포까지 해줘도 넘어가지 않고 통령으로 카를로 앉히고 펠리페 팽했을거 같음ㅠ
그리고 이렇게 예쁜 로드리고를 이렇게 거절하는 펠리페라고 깔 수도 없는데 희곡에서 카를로가 화해를 청하면서 눈물 흘릴 때 펠리페가 극혐하는 반응 보였던 거랑 비교하면 여긴 진짜 펠리페가 로드리고한테 이미 반해서 어쩔줄 모르는 상태였구나 바로 비교가 된다. 펠리페가 카를로 꾸짖는 부분 오페라에 안 나와서 너무 아쉬운데 카를로가 눈물 흘리니까 펠리페가 그만두라고 이 무슨 수치스러운 일이냐고 경멸하면서 난 플랑드르에 남자를 보낼 거지 어린애를 보내지 않을 거라고 치우라는데, 카를로가 눈물은 인간다움을 보여주는 거라고, 당신은 한번도 우신 적이 없지요? 아버지, 눈물을 흘리는 법을 배워두셔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어떻게 멈출지 모를만큼 눈물 흘리게 될테니까요 하는 거 그리고 이 저주가 현실이 되어서 왕께서 울었단 말이다ㅠㅠ
친아들, 유일한 아들의 간청에는 흔들리지 않고 수치와 증오만 안겨주고 내쫓았던 왕이 당장 끌어다 종교재판에 넘기든 반역죄로 왕의 법정에 세우든 해야할 위험한 사상을 말하는 젊은이를 네가 어려서 뭘 몰라서 한 소리니까 못 들은 걸로 해주겠다며 보내는 것만으로도 이미 여기서 펠리페는 이전의 펠리페와 같은 사람일 수가 없는 거 좋다.
프랑스어에는 머리칼이 금색이고-라고 하는건 아마도 젊다는 은유였겠지만 금발의 스무살짜리 무력100 먼치킨 하니까 누구 생각이 나지 않을 수가 없는 레미즈덕ㅋ 96샤틀레에서는 이 말에 로드리고가 뭐라고요?하는 듯이 올려다보는게 또 재미있음. 나중에서야 내가 왕 앞에서 이렇게까지 이야기 했나 놀라고, 그렇게 목숨 걸고 매달린 이상을 들어주는 건 거절했지만 곱게 보내주는 왕 앞에 당황하는 로드리고는 또 예쁘고...
물러가서 대심문관을 조심하라고 보내다가 세 걸음도 못 보내고 바로 아니, 가지마라, 얘야! 난 너의 그 대담함이 좋다-고 잡는 순간 이거 영상으로 보고 싶었는데 여기까지는 살려줘서 좋음ㅠㅠㅠㅠ 전하 그 후작은 믿지 말아요ㅠㅠ 근데 정말 예쁘고 반짝거리고 뜨거운 이상주의자라서 반하지 않을 수가 없죠ㅠㅠ 알아요ㅠㅠ 왜 이상주의자들은 다 이렇게 덧없이 예쁜 걸까ㅠㅠ 앙졸라스는 파트리아 몫이듯 로드리고는 리베르타 몫인걸 카를로가 채어갔는데 이렇게 쓸데없이 예뻐서 뭐에 쓰라고ㅠㅠ 왕이 이렇게까지 마음을 열겠다고 했는데도 로드리고는 멈춰서기는 했어도 당장 펠리페쪽으로 오지 않는 연출 좋음ㅋㅋㅋㅋㅋ 심지어 여기서는 로드리고는 그럼에도 풀어지지 않는 표정만 희미하게 잡아주고 펠리페만 보여주는데 잔인하게 로드리고가 관심 갖는 건 왕비에 대한 의심까지 털어놓는 순간부터다. 그리고 어김없이 달려오는 건 카를로를 변호해주려고ㅠ
그런 로드리고를 가로막으면서 그가 빼앗아 간 것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데 그 소중한 사람말고도 인생의 첫사랑인 유일한 사람, 지금 반한 바로 이 사람을 영영 빼앗길 걸 생각하면 이런 거 펠리페한테 너무너무 잔인해서 좋지 않음?
96샤틀레 펠리페는 펠리페중에서도 여리고 인간적인 펠리페라 4막1장에서 그녀는 날 사랑한적 없네 부를때 진짜 슬펐는데 그런 펠리페가 그들의 심판자가, 내 지지자가 되어다오 매달리는거 너무 눈물난다 앞에서 로드리고가 왕의 정의를 바란다고 했을때 그랬던 것 처럼 그대만이 내 유일한 사람이라고 거꾸로 로드리고 손을 덥썩 잡는 펠리페라니 서로 이룰 수 없는 기대와 배반이 이런 식으로 대칭되는 거 괴로운데 좋다ㅠㅠ
믿을 수 없는 기회를 잡고 자기 손을 내려다보다가 마지막에 내 희망 내꿈 하면서 정말 한껏 취하는 로드리고 예뻐서 예쁘단 말 몇번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예쁠 일인가. 펠리페 시선까지 더해지니까 위험하잖아....
대심문관을 조심하라고 당부에 당부하는 펠리페의 말에 그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까지 이렇게까지 예쁘...
카를로가 로드리고가 그렇게 의지하는 유일한 희망임에도 충분히 진상이었고 믿음직스럽지 않았던 것과 이 독대씬에 넘치는 열정이 더해지면서 대심문관을 조심하라고 되풀이해서 당부하고 떠나는 펠리페를 바라보는 로드리고의 뒷모습이 주는 긴장감. 물론 로드리고는 결국 카를로를 배신할 수 없으며 앞으로 2시간 안에 총맞고 카를로 품에 죽는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 순간, 카를로를 질질 끌고나갈 때도 흔들리지 않던 로드리고의 신성한 신전에 문득 다른 얼굴을 한 신이 더 빠른 길을 손짓하고 있지 않았을까. 보이지 않는 로드리고의 표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상상하게 되는 것. 로드리고는 카를로가 달아난 방향 쪽이 아닌 펠리페가 퇴장한 쪽을 보다가 다시 미세하게 무대 중앙을 향하고 있는 것까지. 진짜 이렇게 순간이나마 펠리페와 카를로를 저울질하고 잠깐이라도 펠리페와의 가능성을 생각하는 아슬아슬한 로드리고를 느껴보고 싶었는데 13잘츠에서는 아쉬웠던 부분이라 96샤틀레 독대씬이 좋다. 물론 로드리고도 예쁘고.
드디어 96샤틀레 독대씬까지 얘기했으니 이제 여한이 없으니 휴덕....아냐 여기 에볼리랑 엘리자베타도 얘기해야하는데 대심문관도......
몇 년 걸린 건가 꼴랑 이거 쓰는데ㅋㅋㅋㅋㅋ 이제 힘딸려서 덕질도 못하겠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