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
0219 본문
1. 아무래도 올해 목표는 다른 것도 아니고 내면의 평화 찾기로 잡아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아직은 사회생활에 누가 될 지경은 아닌데 슬슬 다스리지 않으면 버릇이 될 것 같은 기분이라서. 2012년 시작하고 두 달도 더 지난 시점에서 다짐.
2. 올라오는 버스에서 기사아저씨의 훌륭하신 취향 덕에 배배 삼국지를 들었다. 하필 관우 번성 공격 대목이라 복잡한 심정. 근본은 촉파인게 확실해서 중립국 드립 그런거 없이 촉 승상의 한 마리 노새가 되어서 뼈가 닳도록 승상님을 위해 무임금 무퇴근 상관없이 충성하겠다고 타임슬립만 가능하다면 필담을 해서라도 붙어있고 싶은데 좋아하는 사람 2순위 3순위가 여몽과 육손인 입장에서는 형주만큼 미묘한 시기가 또 없다. 관우한테 왜 하필 그때 거기서 그렇게 크게 졌냐고 하고 싶은 마음 반, 아이고 우리 아몽 많이 컸네ㅠㅠ하는 마음이 반 그리고 곧 다가올 이릉을 보는 육손을 향하게 되는 마음이 또 반. 뭔가 비율이 안 맞는 것 같지만 애초에 촉파면서 오파에 발 담그고 있다는거 자체가 난 틀렸어...ㅇ<-<
여튼 어쩌다 한번 듣는건데 배배 삼국지 좀 많이 좋다. 괄목상대 설명도 나름 뻘 망상거리가 생겨서 좋았고. 사실 아몽은 글을 몰랐으니까 신문을 읽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겠지만 지금 시대였으면 이 아저씨 분명히 소*시대 팬이었겠지. 아무도 두 발로 걸어나갈 수 없는 손권 주재 회식에서 술이 올라 깜찍한 안무 구현하는 Y도독(40세)라든가.
육손이 더 이상 갓 스물 백면서생으로 나오지 않고 정사대로 서른 넘었는데 별다른 공적없는 애송이로 나오는 것도 좋았다. 차라리 20대였으면 관우가 긴장했을거라니까. 예전에 단편 쓴 것도 있지만 육손은 어쩐지 동시대 무장들 중에서 관우에게 반하지 않은 예외적인 사람 중 하나였을 것 같아서 문제의 페이크 편지에서 관공 팬사이트 회원 운운할때도 귀여웠다. 아마 그 팬싸 회장은 조ㅁ.......
샐초처럼 샐러리맨 삼국지 나오면 좋겠다ㅠㅠ 20부작 가지고는 어림도 없겠지만 업계의 전설 관상무 보면서 뒤늦게 공부하는 고졸출신 여대리 좋잖아. 사실은 찾아온 사장님을 세 번 돌려보내는 청년백수님을 제일 보고 싶지만...; 집에서 매일 와우 하고 있으면 동생이 청년실업 심각하다 뉴스 볼륨 높이고 사장님이 박카스병 들고 오면 박스째 돌려보내고 입사한 동기들이 입사턱 내면 회사가 많고 많은데 왜 거길가냐 한탄하고...3시즌쯤으로 나눠서 해주면 좋겠다. 옛날옛날에 TV손자병법에서 유비나 조자룡이나 조조 이름따서 나오기는 했지만 거의 이름만 딴 것 같았는데 샐초만큼 원작 가지고 놀아서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그런 수준으로 삼국지가 나온다면 닥본사하고 결제해서 복습하고 매일 리뷰 남기고 배포본이라도 내서 뿌릴텐데. 근데 삼국지는 로맨스가 약하잖아? 드라마로는 안 될 거야.제 아무리 초선에 이교가 나온다해도 안될거야ㅠㅠ
3. 샐초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다른 캐릭터는 몰라도 소하는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몰라도 현재로서는 소하보다는 이사가 어울리지 않나 싶다. 진작 장량이랑 유방한테 돌아설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저기서 저러고 있으면 어쩌나. 이사이사님이라고 하기 이상해서 소하라고 한건 아닐텐데...함양함락때 에피를 가져와서 회장 서류를 들고오는데 써먹으려나 그러기에는 너무 이제까지의 소하가 좋지 않아. 아름다운 부인과 같았다던 장량의 미모 고증 같은 건 필요없으니 유능한 행정직, 패현의 원년멤버, 모진 숙청에도 몸보전한 현명한 공신 소하 좀 보여주면 좋겠다.
4. 레미즈 영화에 상당수의 웨스트엔드 캐스트들이 참여한다고 한다.
더해서 영화를 위해 노래 하나가 더 생길거라는데 다행히 발장과 코제트의 우물씬이라고. 그 부분은 소설에서도 좋아하는데 뮤지컬에서는 생략되어서 예전에 stars가 그 부분 노래인줄 알았던 적도 있고하니 노래가 생기는 건 좋다. 좋은데...그래서 어디를 잘라내거나 하지는 않겠지. 합창 부분 빼고는 현장녹음 바로 할 거라고 하던데.
묘한게 PQ가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쉽지 않다는 거. 자베르 이외의 배역으로 레미즈에 참여하는 게 상상이 안 가서 그런걸까. K님 블로그에서 말한적도 있지만 PQ가 조금 늦게 태어나거나 해서 요즘 앙상블에서 프린시펄까지 성장하는 루트를 밟았으면 아마도 그랑테르를 거쳐 자베르로 갔을텐데 시기가 시기인지라 PQ의 그랑테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딱 하나 아쉬운 점. PQ 젊을 때 사진보면 진짜 이분이 하는 R보고 싶단 말이지. 배역 해석하는 것까지 더하면 지금 뮤지컬에서 굳어진 E/R이 전혀 다른 식으로 갔을지도 모르고.
5. 팅테솔스 다 읽었다. 이제 영화를 보러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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