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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 Miserables

또 기억나는 것들

neige 2015. 12. 3. 08:20

아 모바일 수정 안된다 불편
바리케이드에서 경감님이
나도 한때는 그들과 싸웠소 할때 경감님 원래 인생역정말고 다른 인생이 쭉 떠올라서 속으로 혼자 좀 즐거웠다 한때 바리케이드의 태양이었던 청년이 안 죽고 체포당해서 이런저런거 겪으면서 혁명에 대한 환멸을 일찌감치 느끼고 동지들한테 등돌리고 악명높은 공안경찰이 된다거나 등등ㅋㅋㅋ 그래서 정체 들키고 철없는 학생놈들하고 당당하게 나갈때도 그런 거 다 겪고나서하는 소리같아서 역시 혼자 속으로 즐거워했다

그리고 카페씬에서 아미들 초연보다 평균연령 5살정도 어린 느낌? 행동들이 그랬는데 그랑테르 술병 던지고 받고하고 노는거나 한잔술에서 알한테 넌 그만 마셔하는 자잘한 것들이나 다 초연보다 어려보였다 초연이 복학생들 모임에 마리우스가 신입생이었다면 재연은 군미필들 모음에 마리우스가 알 다음으로 형같아서 이건 또 신선했음 알이 진상이라 믿음직하지 않다보니 마리우스가 중심잡아줄 것 같은 장남스러움이었달까 그리고 이렇게 어린 아미들이 알같은 진상을 참아주고 봐주는게 아니라 같이 놀아주고 어울려준다는점에서 애들 착하고 기특하고 귀여움ㅋㅋㅋ 대신 목소리는 초연때처럼 꾀꼴꾀꼴한 쪽보다는 상남자들이 많았던 듯

그리고 다시 경감님으로 돌아가서
경감님 자살송에서 존엄성을 잃지 않는 건 좋음 너무 넋이라도 있고 없고 한 경감님은 취향이 아니니까 그건 좋았다 자기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자기가 하려는 행동을 명확하게 아는 상태에서 신에게 사직서를 던지는 거-올리는게 아니라 발장의 세상에서 살 수 없다고 할때 나는 도저히 이것을 용납할 수 없고 굴복할 수도 없으니 떠난다는거 그러니 이번 경감님은 흔들려 부서졌다기 보다는 뚝 부러져버린 경감님. 구원을 감당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거부하고서 무너지는 세계와 함께 그대로 낙하하는 결말.  그래서 최후까지 당당하고 존경스러웠는데 연민 스위치가 켜지지는 않아서 의문임 왜일까 아직 낯설어서? 개안의 순간과 실명의 순간이 동시에오는 혼란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도 있긴한데 경감님의 선택이 너무나 확고하고 설득력있어서 이 경감님에게 감히 다른 대안은 없을 것 같아서가 아닐까. 이 경감님은 천국썰을 상상할 수 없음. 

이런 자살송을 새기면서 별들아를 돌아보면 수긍이 가기는 감 이정도로 마지막까지 자기 확신에 찬 경감님이라면 별들은 아스라히 먼 게 아니겠지 내가 곧 확고한 법이라는데 한점 의심도 없으니 이미 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거 그러니까 이 경감님은 법의 사제가 아니라 정말 내가 법 그자체....라고 보면 별들아와 자살송의 일관성이 보임 너무 흔들리는 경감님은 에헤이 그거 아니지...하는 나는 이런 단단함이 좋긴 한데...

이렇게 자신에 대한 긍지, 확신이 오만으로까지 가지 않아도 될만큼 내면에 깊이 뿌리내려 흔드는 것 불가능한 신념이 있는 경감님, 단순한 한 인간의 영혼이상으로 지축처럼 확고하게 세상을 관통하는 정의를 가지고 있는 경감님, 이렇게 자기에게도 법에게도 의심없는 경감님이 발장의 자비로 목숨을 건진 후 자살송에 도달하기 전에 가브로쉬에게 연민 혹은 인간적인 비통함을 품는 중간단계가 필요했을 수는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발장의 관용으로 세상의 축이 흔들리고 세상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하는 전조가 가브로쉬에 대한 자신도 모르는 연민의 손짓이라는 미세한 파동으로 드러나고 이걸 인식하고 황급하게 부정하는 혼란을 안은채로 발장을 놔주는 자신을 보면서 내가 알던 세상이 무너졌다-비로소 인식하게 되는것. 오올 역시 노력하니까 납득이 되는구나. 좋았어. 납득했음!!!

...납득했는데 그래도 싫다 

세계의 균열이 처음으로 나타나는 순간이 왜 굳이 가브로쉬의 죽음을 대하는 순간이어야 하나. 인류 보편이 공유하는 정서, 아이와 개의 죽음은 슬프다는 정서에 부합하기는 함. 그러니까 보는 사람, 특히 원작의 그 길고긴 묘사를 읽지 않은 사람에게는 친절하긴 한데 난 싫어, 얼핏보면 마리우스를 구하려는게 아니라 인질로 잡고 있는것 처럼 보이는 발장이라도 자베르의 세상을 무너뜨리는 건 바로 그 발장인게 좋단 말야. 가브로쉬든 발장이든 아무튼 처음으로 원칙이 흔들리는 순간이긴 맞으니까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아니라서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좋다 싫다로 구분해야할 영역이긴 하지만 프롤로그와도 연결해주려면 발장을 놔주는 순간에 보이는 게 구조적으로도 좋지 않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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