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명과 호군이 각각 구천과 부차를 맡았단 것만으로도 혹하고 두근거리게 한 드라마 <와신상담>이 EBS에서 월화에 방송중입니다. 영상은 진작부터 있었지만 자막이 없어 그를 설워하던 차에 EBS 만쉐이~하면서 두근두근하며 첫화를 시청했으나 타이틀부터 허걱-했던것이.
더빙이다+ㅁ+
아니, 특별히 더빙이 싫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진도명의 그 목소리와 억양을 좋아하기때문에 좀 아쉬웠어요. 성우분들이 너무 익숙한 성우라서 몰입에 방해가 되는 감도 없지는 않았지만 여튼 첫회는 즐겁게 보았으나, 그 후에는 시간이 안 맞았던 관계로 1,2화를 다시 구해서 보았습니다.
스토리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만큼 한자문화권이라면 다들 통용될 유명한 고사의 두 주인공의 이 이야기는 당연히 두 캐릭터가 어떻게 그려지느냐 부터가 관심이었어요.
오프닝에서 먼저 등장하는 건 주인공인 월왕 구천.
그리고 부차. 초반에는 형제들 중에서 가장 실권이 없는 대신 행동력은 엄청 좋은 공자로 등장합니다.
구천의 태자비 아어. 지혜롭고 야무지게 내궁을 잘 관리하는 분으로 고요한 카리스마도 부창부수!
예쁘게 캡쳐해 주지 못해 미안해 범려-_ㅠ 등장하려면 아직 있어야 하지만 이 컷만으로는 급호감.
그리고 서시. 개인적으로는 서시와 범려가 어떻게 그려질까-도 조.금. 관심이 있습니다;
이야기는 구천의 누이동생인 월나라 공주 계완이 오나라의 태자비로 시집갔다가 월나라로 탈출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이것을 빌미로 오나라는 5만의 군대를 동원, 월나라를 압박해오고 연로한 부왕을 대신해 감국태자의 직무를 맡은 구천은 강대국인 오나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약소국 월나라의 현실에 분노합니다. 이 과정에서 노대신인 대장군 석매가 문관들을 조종하면서 태자와 맞서는 인물로 나오는데 노회한 대신과 젊고 패기만만한 태자가 싸우는 상황을 매우 좋아하는 저는 그저 ㅎㅇㅎㅇ하면서 보았더랬습니다.
'영웅'의 진시황을 떠올렸던 장면. 하얗고 아름다우신 태자마마+ㅁ+
가까이서 한번 더 잡아주시고~
진도명의 매력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저는 이분의 이 어깨가 너무 좋아요. 가느다랗고 메마른 선이지만 약해보이지 않고 낭창낭창한 대나무 같은 느낌이거든요
비상소집한 문무관료들의 출석체크중이십니다. 대장군은 왜 안왔소-하고 묻자 저 눈빛에 아 따가워 하듯 신하들 서로서로 괜히 돌아보기. 대장군은 계완 공주의 탈출 소식을 태자에게 숨겼기 때문에 술에 덜 깼단 핑계로 한시간 지각합니다;; 대장군을 비롯한 신하들이 계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가지고 국회놀이를 하는 동안 태자는 자기 의견은 내지않고 가만히 보고 듣기만 합니다. 어차피 신하들이 다들 부왕에게서 작위를 받은 자들이라 자기 뜻대로 딱딱 심중을 헤아려 움직여 주지 않거든요.
부차의 의상 포인트는 반짝반짝 스팽클~
그 사이 계완을 따라잡은 추격자는 오나라의 공자 부차. 월나라에서 국회놀이 할 때 오나라에서 같은 상황에 더해 부자간의 에잇-못난 것/아버지가 그런 말할 자격있어요-하는 다툼이 벌어지는데요. 그게 밤이었으니만치 부차는 오나라에서 어떤 논의가 있기전에 단독으로 계완을 추격한 것 같습니다. 어딘지 심하게 모자라는 것 같은 태자가 불만이라 계완이 친정으로 도망가는 줄 아는 부차는 간곡히 부탁합니다. 돌아오지 않으면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이 날테니 제발 돌아와 달라고 자신이 지켜주겠다고요. 부차역의 성우가 다름 아닌 신성호 님이시기 때문에 전대협이 오버랩되면서 지켜주실거에요, 정말-하고 싶었지만,
계완은 도저히 오나라에 머물 수 없는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추격을 나온 오나라군에 신경이 쏠린 틈을 타 부차의 검을 뽑아 그를 위협하는 계완. 절박하고 필사적인 그 포스에 허걱했으나 일단 부차는 굴욕. 뒤이어 구천이 보낸 월나라 군대가 달려오고 전투가 벌어지려는 찰나. 계완은 결국 자결을 시도합니다. 부차가 재빨리 말린 덕에 급소는 피했지만 쓰러진 계완은 부차에게 제발 월나라로 돌려보내 달라고 부탁해요.
그제서야 계완을 월나라로 돌려보내라는 오왕 합려의 전서가 도착하고 부차는 계완을 보내면서 그녀를 부탁한다고 합니다. 꼭 자신이 다시 데리러 가겠다고 말하고 돌아서는 부차. 그 간곡한 어조에 두 사람 사이에 뭐가 있는게 아니야-라는 의심마저 들 정도지만 이 사람은 어디까지나 성실한겁니다; 성실해서 가혹해지는 사람 있잖아요.
여기도 빠지지 않는 스팽클 장식~
결국 합려가 계완을 돌려보낸 것은 월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빌미였고, 양국의 전쟁이 일어나면 인명도 상하지만 다른 왕자와 달리 군권이 없는 부차에게 불리한 것은 당연한 일. 대부 백비의 충고를 듣고 계완을 되찾으러 월나라로 향하려는 부차. 이웃나라에 갈 수 있는 위임장을 얻지 못하자 태자에게 있는 위임장을 훔지자-라고 단번에 결정합니다. 이 행동력! 이 과감함! 가만히 주시하면서 이를 가는 구천과 일단 일어나서 달리는 부차로 대비되어 보였습니다~
2화에서도 이런 저런 아름다운 태자마마의 모습을 뵐 수 있었고 사실 왕이라면 이 사람이 더 괜찮을지도 몰라-라는 생각도 조금 들었던 부차도 있었습니다만 일단 1화까지만 써야겠네요. 시간이^^;;;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톤이 무겁고 어둡습니다. 의상도 반짝이는 소재라면 관冠과 부차의 스팽클 장식 정도일까요. 구천의 경우 1회 첫장면에선 하얀 옷을 입었지만 2회에서는 내내 검정에 가까운 남색장포안에 흑색의 옷을 겹쳐있고 금욕적일 정도로 하얀 좁은 깃만 보여주거든요. 무장을 했을때도 검은색이 주조입니다. 아어나 계완, 당여부인같이 여성에게는 색이 있는 의상을 층층이 겹치고 장신구도 꽤 소소하게 곱습니다만 당여부인은 어두운 자색이 주된 톤이고, 고운 새색시 같았던 아어도 비극적인 소식을 전하는 후반에는 어두운 파랑이라서 화려하고 뽀사시한 색감의 우리나라 사극을 한참 보던 눈에는 답답한 느낌도 들어요.
그동안 아낀 색상을 여기서 다 썼구나 싶을만큼 확 고와보였던 아어
분노하는 구천을 잡는 아어.슬픈만큼 톤다운된 의상이 장면에 잘 어울렸어요.
세트도 어둡고 거친 분위기라서 바로 위의 장면처럼 극장에 앉아 무대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때가 많았어요. 처음에는 이 어두운 화면이 무거웠지만 보다보니까 적응이 되더라구요. 이야기 자체가 뽀사시 할 수 없는 이야기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어둡다고는 해도 디테일은 살아있어서 등장인물들 머리 모양과 관식을 보는 재미만으로도 쏠쏠했고요. 개인적으로는 오자서 머리모양이 마음에 들었어요+_+ 게다가 소매가 U자 형으로 길게 늘어지는 의상에 심하게 약한 저로서는 아직까지는 불만없습니니다. 다만, 오나라 군대는 무려 체인메일에 병사들도 검정갑주에 번쩍번쩍하게 정돈되어 있는데 비해서 월나라는 약소국이라서 그런지 병사들도 자그마하고 입고 있는건 등갑군을 연상시키는 소쿠리 같은 갑옷이라서 좀 서글펐어요;;
사극의 특성상 둘 사이의 결말이 어떻게 날지는 알고 있지만 그 과정까지가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됩니다. 당장 급선무로 부차는 형제들을 제치고 왕위에 올라야 하고 구천은 5만의 오나라 군대를 어떻게 해서든 처리해야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