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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혀놓은 불씨

111206 라 레볼뤼시옹 프리뷰 봤음

neige 2011. 12. 7. 00:47

레미즈 표 예매하려다가 충동구매하고 어제 알림 문자볼때까지 잊고 있었다.
이런 서비스를 귀찮게 왜 하나했더니 정말 까먹는 수가 있구나ㅇ<-<

전반적인 공연은 귀여웠음.
아기자기하거나 달달한 분위기라는게 아니라 그 작은 무대에서 한정된 소품과 공간을 가지고 액자구성의 이야기를 끌어가려고 노력하고 시도한다는게 귀엽고 예쁘더라 좀더 무럭무럭 자라기를 빌어주고 싶은 마음.

이야기 자체는 갑신정변이나 프랑스혁명을 두고 깊이 들어가 따지는 건 무리고, 혁명이 있고 사랑이 있고 후회가 있고 사람 말은 일단 끝까지 들어야하고 그리고 항상 남는 자가 있다는 쉬운 이야기. 역사적 배경은 크게 몰라도 상관없다. 오히려 알면 방해가 될지도. 바스티유 감독관이라고 해서 흭 그럼 피에르 삐해서 삐하는건가 덜컹했으나 다행히 아니었고 갑신정변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따져들어가면 홍규고 원표고 이입하는 게 불가능해지니까. 의외의 반전이라거나 하는게 들어갈 수 없을 만한 이야기였지만 내심 액자 밖과 안이 어떻게 될까 혹시라도 뫄뫄가 뫄뫄뫄뫄뫄뫄하지 않을까하고 기대를 약간 하기도 하고 뻘하게 소품으로 나온 와인병에 꽂혀서 저게 뭔가의 밑밥이 되지 않을까 따위를 생각하고 있었다. 왜 그랬지 사이키조명이 너무 어지러워서 그랬나;;; 거기서 레옹이 와인병들고 마시는게 좀 안 어울린다고 해야하나 굳이 저걸 마시는 걸로 레옹의 심정을 표현해야하나 싶기도 해서.

넘버는 괜찮았다.
내 취향 직격포인트가 합창이라서 그게 없는 건 좀 아쉬웠지만 애초에 배우 3명의 소극장 뮤지컬에 합창 바랄 수 없는거니까 취향은 취향으로 밀어두고-그러니까 좀 더 큰 극장으로 올라가주기를 레옹 혁명송에 합창이나 군무가 보고 싶다-파워 좋고 호흡도 심하게 어긋나거나 튀는 부분은 없어서 좋았다. 프랑스 혁명 부분 오프닝 마부송부터 시작해서 레옹의 내친구조르주송도 혁명송도 좋고 마리안느의 흰장미송이랑 마지막노래 좋았다 뭣보다도 문진아 배우 완전 예뻐서 무대에서 시선이 계속 마리안느한테 가게 되더라. 캐릭터의 성격으로 따지자면 취향이 아닌 캐릭터인데도 노래하는게 진짜 좋았다. 셋중 제일 취향에 가까운 역할인 피에르가 노틀담에서 부르는 쥐새끼송도 좋았고 문열어줘송도 다 좋았는데 이카루스송은 흠 좀...다른게 아니라 가사 자체가 살짝 미묘미묘. 이카루스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으나 뭐... 

무대는 조명효과와 자막까지 표현해준 거 좋았고 혁명부분의 흰 천이 무대를 가로지르는 부분이 파워풀하다기 보다는 좀 어색한거랑 바닥에 보여주는 자막이 같은 문구가 두 번 나온게 아쉬웠으나 노틀담 배경이나 중궁전 효과는 좋았다. 시점이 A구역에서 출발해 B구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서 약간 아쉬웠지만 자리도 시야면에서는 좋았고....졸립고 피곤해서 대충 좋은 건 거기까지. 디테일 소소한거 찾아보는 거 좋아하는지라 다시 말하지만 자잘한 배치나 시도가 귀여웠다. 소극장에 라이브연주라서 무리 아닐까했는데 다행인지 내가 앉은 자리에서는 퍼커션이 너무 센 것 말고는 괜찮았음.

딱 떨어지는 매끄러운 연출은 아니었고 서사도 좀 뻔한 구석이 없지는 않았고 제목은 그냥 배경일뿐 결국은 사랑이야기였지만 별 기대없이 봐서그런지 만족도는 괜찮았다. 혁명 일어나고 레옹과 피에르가 대결하는 부분의 조명과 갑신정변 시점에서 마마 목소리가 심하게 몰입을 방해하는 걸 빼면 꽤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조명은 눈을 감든가 한다고 쳐도 마마 목소리는 그냥 서도가 들은 걸로 치고 답하는 걸로 간다든가 하면 곤란할까. 그래도 나름 스릴있어야 하는 장면인데 급뿜ㅋㅋㅋㅋㅋㅋ

프리뷰였으니 완성된 본 공연으로 더 보고 싶기는 한데 일단 이번 달은 저녁시간을 더 쓸 수 없고 연말따위ㅠㅠㅠㅠㅠㅠㅠㅠ 1월쯤에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번더 보러갈 생각이 있을만큼은 괜찮았다. 

아, 그리고 1열은 좀 어떻게 해주기를.
예매할때보니 1열부터 자리 나가던데 조명 때문에 다리를 내리지 못하는 실상은 알려야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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