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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 Carlo/TH

클래식 토크 올라왔당

neige 2015. 5. 5. 10:26









1부 올라오고 두 달 만에 2부가 올라와서 솔직히 까먹고 있었다...;


여기 인터뷰의 분위기와 업계 특성상 특별히 재미있는 내용이 있는 건 아니고 대체로 아는 이야기인 데다가 이분이 대답하다 딴 길로 몇 번 새셨음ㅋㅋ 


하필 태어난 곳이 작은 동네라 거기 어디 있는지 매번 설명해야 하는 거ㅋ 팬은 아닌 누가 그 동네 가본 적 있다면서 거기서 태어나서 클래식 음악을 해서 유럽 무대에 서고 있다는 건 엄청나게 먼 길을 간 거임ㄷㄷㄷㄷㄷ 하던데 위키 찾아보니 그래도 인구 만 단위던데 뭐 그만하면 크지 않나..? 그래도 3개월 산 정리로 그 동네 출신 유명인 이름에도 올라있긴 하지만, 클래식 쪽이라 동네 지명도를 높이는 데는 큰 도움이 안 될 듯. 그래서 직업이? / 오페라가수입니다 / 저런... ( 밥은 먹고 사나 훑어보는 동정의 눈빛 아직도 이런다고 농담하던데ㅋㅋㅋ


취미로 하려고 성악 수업받으면서 로스쿨 갈 생각으로 정치학 공부 하다가 진로 엎고 음악 하겠다고 아버지 설득했던 이야기도 음악이 아니면 인생 없음!! 예술을 몰라주는 엔지니어 아빠 미워ㅠㅠ 뛰쳐나가서 허름한 셋방에서 양갈비를 고기 뜯고 기름 뜯고 뼈 갉아 가며 음악하는 드라마틱한 청춘 스토리는 요만큼도 없이, 3개월, 6개월, 12개월 계획을 짜서 아버지 보여드리면서 지금 음악 안 해보면 후회할 거라 하는데 만약에 잘 안 되면 다시 원래 전공으로 이렇게 돌아올 거라고 논리적으로 설득해서 아버지도 그래 그건 논리적이네 납득하셨다고ㅋㅋ 이 부자지간 벌칸인가ㅋㅋㅋㅋ 음악 자체가 특히 클래식은 지원 없으면 못 하는 공부니까 현실적으로 당연한 거겠지만. 다른 베이스바리톤도 인터뷰에서 오페라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제일 다행인 게 집에 공부시켜 줄 충분한 돈이 있었던 거라고 하니까 모두 끄덕끄덕. 


렇게 들어간 음대 제대로 졸업 안 하고 바로 독일 가서 오디션 보고 무대부터 나갔는데 그건 사실 plan B였고, 원래는 공부 더하고 미국에서 자리 잡으려고 했는데 안 되니까 어차피 나가야 할 거 유럽 가자 했던 건 다른 데서도 했던 이야기. 음악 쪽으로 안 풀렸을 때 돌아올 걸 염두로 두었던 건 맞는 것 같은게 정치학 쪽은 제대로 공부 마쳐서 졸업했으니까 그때 정말 안 됐으면 변호사 하고 계실지도. 그렇다고 자리 못 잡고 방황하다가 새로운 곳에서 놀라운 기회를 만난 그런 케이스도 아닌 게 메롤라 프로그램 들어가고 메트 오디션 상 받고 할 건 다 하면서 독일에 일자리 구한 거라. 이 분 직업적인 면에서는 드라마틱 따위 역시 요만큼도 없는 것이다... 이 장르 자체가 진흙 속의 진주 발견 그런 거 없고 다 갈고 닦아서 놓여 있는 중에 선택받는 거긴 하지만. 메트 오디션 때 이야기 물어봤는데 딴 얘기하느라고 제대로 얘기 안 해주고 메트 오디션 궁금했단 말이야ㅠㅠ 


데뷔 초기 커리어 이야기 나온 김에 사진이나 몇장. 





장-피에르 포넬과 돈 조반니 할 때 아마도 1987-88년?





번스타인이랑 말러 가곡 할 때니까 1988-90. 처음 사진 봤을 때 이제 서른 몇 살된 병아리 바리톤이 노 거장한테 저렇게 거리낌 없이 어깨 손 해도 되나 문화충격. 마스터클래스 때 한국 학생이 자꾸 상체 구부정해지니까 예의 바른 청년인 건 알겠지만 여긴 미국이니까 어려워 말고 어깨 쫙 펴라고 긴장 풀어주던 건 이런 자신감에서 나온 거였나ㄷㄷ




제임스 레바인, 사무엘 레미, 그리고 왼쪽에 미국인 무리랑 한 발 떨어져서 거리감 조성하고 계시는 이탈리아인은 푸를라네토옹. 

이 사진 푸를라네토옹 홈에 올라오지 않았으면 그 펠리페 2세이신 거 못 믿었을 뻔멤버로 봐서는 피가로의 결혼 할 때가 아니었나 싶음. 




왼쪽부터 제임스 모리스, 사무엘 레미, 그리고 제리 해들리 1993년

래 봬도 저 중에서는 제일 막내였음..  


1부 마지막에 인문학이랑 음악이 얼마나 인간한테 중요한지 또 2배속으로 숨 안 쉬고 열변을ㅋㅋㅋㅋㅋㅋㅋ 중요하기는 중요하지... 현실은 본인도 메트 재정 때문에 출연료 자진삭감 하고 그랬지만... 여기나 저기나 어렵기는 매한가지인데 이게 그냥 위기인지 진짜 종말인지는 모르겠다. 인문학도 그렇지만 내가 이분 나이가 되었을 때 오페라계는 대체 어떻게 되어있으려나.


깨알 같은 자기디스도 은근히 뿜ㅋ 선생님들한테 까인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ㅋㅋㅋ 그렇게 까면서 가르친 선생님들한테 결국 칭찬받기는 했지만, 본인 말대로 한창 섬세한 음악도가 까이는게ㅋ...섬세하지 않은 사회과학도도 까이면 아팠는데... 마스터클래스에서 되도록 칭찬 많이 하고 지적할 때도 이건 지적이 아니라 도움되라고 하는 말인데..하면서 조심스럽게 하는데 마클은 기본적으로 새싹들 기 살려주고 도와주려고 하는 거니까 둥기둥기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 건 본인이 그렇게 까였던 기억 때문인가 싶기도 함. 공개되는 마클은 대체로 다들 그런 분위기인 것 같지만. 


동안에 후회되는 일 중에 스칼라는ㅋㅋㅋㅋㅋ 어쩐지 스칼라에서는 한 적이 없네 했는데ㅋㅋㅋ 그래도 얼마 전에 리사이틀은 잘 마치신듯하던데 그건 프로그램이 전부 가곡이었고 명색 오페라 가수가 오페라로는 스칼라 무대에 못 서본 게 슬픈 건 맞는데ㅋㅋㅋㅋㅋㅋㅠㅠ 스칼라 제안 거절했던 이유로 아마 바쁘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고...하는 것도ㅋㅋㅋㅋㅋㅠㅠ 칭찬하는 기사글 인용하니까 진짜 기사에 그렇게만 써주면 좋겠네요 우리 어머니가 기사 쓰신 듯ㅋㅋ하는 것도 ㅋㅋㅋ 지금보다 한참 더 어리고 패기만만했을 때는 웃으면서 받아치고 그랬는데 여긴 분위기가 덕덕하니까 바로 전통적인 장르의 기대와 본인이 할 수 있는 영역이랑 그 사이에서 도전하는 이야기해주는 거 좋았음. 결론은 그때나 지금이나 소위 '베르디 바리톤'들은 걔네가 할 수 있는 거 하라 그래요, 난 내가 하고 싶은 거 내가 할 수 있는 거 할거임, 이거지만.    


그러나 호프만 이야기는... 이 인터뷰 했을 때가 호프만 이야기 들어가기 전일 텐데 중계된 첫공이랑 다섯 번째 공연 들으면서 왜 이거 하신다 그랬을까...좋은 부분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약 파는 닥터 미라클은 좀 좋았지만... 그래 다이아몬드 아리아는 걱정보다는 괜찮았지만...왜죠...ㅎ...ㅎㅎ....의상이라도 예뻤으면 사진이라도 남지...그렇다고 짤을 안 주운 건 아니지만...남은 건 예습하느라 본 로버트 카슨 프로덕션뿐이야ㅜㅜ 했는데 제안이 먼저 가서 할래 내 인생에 언제 또 4빌런 해보겠음? 냉큼 수락한 거라니 묘하게 안심이 되었다. 시켜서 한 거니까 뭐ㅋㅋㅋ<-그렇게 납득하고 그러면 안 됨. 본인이 즐거웠다니 됐지 뭐. 하지만 줄리아드 마클 시작할 때 박수 열렬하게 받으니까 세상에 여러분 어제 호프만 이야기 할 때는 다 어디 있었어요? 농담했던 걸 보면...ㅋ..ㅋㅋㅋ 


스카르피아 하는 거 진짜 즐겁다고 할 때도, 이때가 하르테로스 토스카랑 스카르피아 마치고 온 다음이라 그런 것도 있는데 예전에도 스카르피아는 소름 끼치는 인간이에요, 그래서 굉장히 재미있어요, 할 때랑 로드리고는 열정적이고 이상적인 인물이죠, 할 때 좋음의 톤이 달랐음ㅋㅋㅋㅋㅋ 젠틀한 이미지로 30여 년을 살아 오셨으니 그런 기회에 스트레스도 풀고 하심 좋은 게 좋은 거지. <- 그러라고 있는 스카르피아가 아님. 악의 표현이 반드시 낮고 무겁고 강해야만 하는 건 아니라고 하는 것도 상냥한 악당이 취향인 나는 좋고. 그러니까 은퇴 전에 이아고로 뭐 좀...하고 바라는데 돈 조반니 새로운 버전 두 개 더 잡혀있다고 해서 예아!! 다행이다ㅠㅠ 난 영영 06 돈 조반니만 기억에 남으면 어쩌지 걱정했음ㅠㅠ 영상 나옴 좋겠지만 안 나오면 그때 쯤엔 내가 보러가면 되니까.   


다른 장르 이야기하다가 손드하임 천재라고 스위니 토드 좋은데 나한테는 너무 낮음...하는 건 좀 의외. 손드하임 뮤지컬이 성악가들을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는 걸까...? 당장 브린 터펠도 직접 스위니 토드 뛰고 계시던데... 단순히 오페라와 근접해서 그런 건 아닐 텐데 뮤덕이 아니라 모르겠어서 슬프다. 진작 뮤덕질도 열심히 해놓을걸...( mm 내가 얼마나 이분이 파는 약을 잘 사는지 새삼 깨달은 게 그동안 스위니 토드 안 보고 있었는데 이 기회에 한 번 볼까, 얼마 전에 손드하임 작품 뭔가 영화로도 나오지 않았나 하고 있다. 


'진짜 좋은데 아무도 모르는' 쇼송의 아서왕이야기도 중계 여기저기서 해준다고 해도, 로베르토 알라냐랑 소피 코흐가 같이 나온다고 해도, 아니 별로 굳이 보고 싶지는 않은데...? 했다가 팔 쫙 벌리면서 진짜 이 만큼 좋은 작품임!! 하는 거 보자마자 중계날짜에 알람 맞춰뒀다고 한다. 문제는 이건 정말 아무도 모르는 게 맞는지 리브레토가 없어... 줄거리는 대충 란슬롯이랑 기네비어랑 눈맞고 그래서 아서가 충격받고 카멜롯 망하는 그건 맞는데 리브레토 없이 프랑스어 오페라를 봐야 한다니ㅠㅠ 게다가 '진짜 좋은데 아무도 모르는' 작품들은 다 아무도 모를만한 이유가 있단 말이야 ㅇ<-<


vocal crisis 에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물음에 제 커리어는 대부분 vocal crisis 와 함께 했는데요 뭘 새삼ㅋㅋㅋ 하는 자기디스도ㅋㅋㅋㅋㅋ 마스터클래스 중간중간에 농담처럼 하는 말이 골프랑 강아지들 얘기 빼면 농담이 아닌데 2006년에 목이 가서 의사랑 상담했더니 한 명은 입 다물고 쉬셈하고 한 명은 인류가 이럴 때를 대비해서 약을 개발한 거죠! 해서 후자 말을 들었다가 시즌 전체 다 망했다고 여러분은 아프면 쉬어요! 나 한 사람 없어도 이 업계는 잘 돌아가니까 걱정 말고 쉬어요! 상태 좋아지면 기회는 또 오니까 일단 쉬어! 강조하기도 했던 슬픈 과거도 있고. 그래도 올해는 작년에 비하면 순탄하게 잘 하고 계심. 


특별히 새로울 건 없지만 이렇게 오래 쭉 말 시키는 인터뷰라 좋았는데 작년 11월부터 제발 딴 거 입으셨으면 했던 회색 집업이 이제 영상으로 길이 남게 된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평상시에 셔츠에 정장 재킷이 기본이고 옵션으로 베스트나 니트라는 바람직한 조합이라 뭘 입으시든 별로 신경을 안 썼는데 저게 어지간히 편하고 따뜻하고 마음에 드는지 리허설 사진마다 줄창 입고 계심. 







이게 최초로 출몰한 사진인데 보자마자 요새 어디 아프신가?ㅠㅠ 하는 생각이 먼저 들고 아 평소랑 똑같은데 회색이 진짜 안 받는구나... 하고는 응? 옆에 필립 조르당이라고? 내가 아는 그 필립 조르당 맞음? CD에서 보던 이미지랑 왜 이렇게 다르게... 귀엽게 ㄷㄷㄷ 부럽다ㅠㅠ 지금 다시 음악천재로 태어나서 지휘공부를 해도 저러고 같이 사진 못 찍을 텐데 부럽부럽ㅠㅠ하는 생각은 나중에 들었음. 리허설이니까ㅎ 날 더 추워지면 안 입으시겠지ㅎㅎㅎ 했는데 겨울에도 줄창 입고 심지어 15/16 시즌 브로슈어에도 저거 위에 재킷 입은 사진 들어가서 박제당한 거 보고 아니 왜 아무도 안 말렸어요ㄷㄷㄷ 심지어 올해의 아티스트였는데! 빨리 따뜻해져라ㅠㅠ 빌었는데 4월까지도 꾸준히 입고 계시는 게 되게 마음에 드나 봄. 그럼 지휘자로는 못 태어나도 집업으로는 태어나게 해달라고 빌어볼까...아냐 꼴랑 옷 한 장이 되어 인간성을 버리는 건 별문제가 아닌데 평상복이라 정식 무대는 볼 수 없으니까 역시 그냥 인간으로 있을래. 다행히 5월이 되자 리허설 사진에 더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지만... 


필립 조르당이랑은 괜히 친하게 찍은 건 아니고 부조니 파우스트도 했고 저 사진 찍을 당시에는 슈베르트랑 볼프 가곡 할 때였는데, 이번에도 두 분 다 잘하셔서 '진짜 좋은데 아무도 모르는' 아서왕이 '진짜 좋아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아서왕이 되면 좋겠다. 당연하지만 세계 최초 공연 그런거 아니고 전에도 공연도 하고 음반도 있고 그렇지만...다행히 아서왕 지분은 괜찮은 모양임. 리브레토는... 구글북스에 초연 스캔본이라도 있지 않나 찾아봐야지.


IMSLP에서 악보 밖에 못 찾아서 이거라도 있는 건 고맙지만 이걸 어떻게 보란 말인가... 하고 뒤졌더니 로베르토 알라냐 페북에 작년 여름ㅋ에 친절하게, 얘들아 헤매지 말고 여기서 봐라 하고 영어 번역본이랑 프랑스/이탈리아 번역본 링크 걸어준 게 있음ㅋㅋㅋㅋ 역시 이렇게 다들 열심히 잘 떠먹여 주는 거 받아 먹는 게 오페라 파는 재미인 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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