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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북페스티벌

neige 2012. 9. 23. 21:51


와우 북페스티벌 올해는 지름지름지름.

작년에 아무것도 지르지 않고 돌아나와 1년을 기다렸으니 기다린만큼 지르자고 벼르고 간 것은 아니고 사실은 살짝 돌아보기만 해야지라는 마음이 5분의1은 있었으나 상수쪽에서 홍대쪽으로 가다보니 그만 행복한책읽기 부스에서 절판된 줄 알았던 HAPPY SF 2호가 열몇권씩 쌓여있는 걸 보자 역시 왔으면 질러야지-로 전환.







그래도 별로 안 샀다.


혁명의 탄생, 스페인내전.

각각 7천원 1만1천원. 와우북페같은 행사가 좋은 게 뭐냐하면 평소에는 거의 세일 안 하는 인문사회서적이 파격적으로 싸게 나온다는 것. 옆에 세워놓은 로베스피에르는 8천원이었나 9천원이었나 아무튼 만원 아래여서 정가 주고 산 나는 눈물을 흘렸지. 그래서 북페에서 산 건 아니지만 세워놨음. 막심, 실망이에요. 난 당신은 절대 세일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ㅠㅠ 뭐 미리 읽었으니 아까울 건 없지만. 부스에 있는 직원분이 상냥하게 깨끗한 책으로 골라주려고 애쓰셔서 고마웠음. 근데 역시 괴벨스도 살걸 그랬나...


HAPPY SF 2호 

1호는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2호를 갖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2호에는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단편 <슬픔의 산맥>이 실려있으니까. 찾으려고 했을때 이미 모두 품절이고 아마 행책 게시판에도 품절공고가 났던 것 같은데 그래서 어차피 원서로 샀으니까 포기했던 책이었다. 그런데 이게 열몇권이 뙇. 창고에 있던거라 책 상태가 안 좋다고 하셨지만  표지가 없어도 슬픔의 산맥만 읽을 수 있으면 정가로도 살 판에 50%여서 사면서 죄송했음. 뒤에 출간 당시 국내 SF출판 현황이 실려있어서 나중에 지르는 데 좋은 가이드북이 되어줄 수도 있다.

사는 김에 보르코시건 시리즈 후속편도 출간 예정에 있냐고 여쭈어봤더니 처음에는 전 시리즈를 낼 생각으로 시작하셨으나 지금은 시리즈 여러권을 계약하기는 어려워서 여력이 생기면...이라고 아련돋게 말씀하셔서 아련돋게 속으로 울면서 나왔다. 기다릴게요ㅠㅠ

아련아련한 현실과는 별개로 <슬픔의 산맥>은 진짜 좋다. 마일즈 시리즈다운 말장난은 약하지만 아랄과 코델리아에서 마일즈로 이어지는 바라야의 변화상이 보여서 얼마나 아랄이, 코델리아가 노력했는지 마일즈는 그걸 또 얼마나 잘 알고 기특하게 움직이는지가 보이는 이야기라서 정말 좋다ㅠㅠ 그나저나 아랄의 흑역사는 의외로 시골영지의 깡촌에서도 알려질만큼 유명한 것이었구나;;; 마일즈는 아버지의 과거를 이 즈음에서야 처음 안 건가? 보르게임에서 써먹는 걸 보면 그때는 이미 알고 있는 것 같던데...뭐 아무려면 어떠리.이미 Cyroburn이 나온 마당에ㅠㅠ


여기까지 사고 카페인 섭취하면서 잠깐 쉬고 한 바퀴 더 돌면서 지른게 사사키 조 소설.

제복수사는 동네 도서관에서 읽었는데 꽤 취향 안쪽이었다. 모두 30% 세일. 이 작가 다른 소설 하나가 더 번역되어있는데 출판사가 다르더라.


이미 더 비싸게 주고 산 책들을 보며 읽었으니 본전을 뽑았다는 자기합리화로 마음을 단련시키는 동시에 그러니까 지금 지르자-로 이어지는 구조라 안 살 수가 없는데 올해는 안 산다 안 산다했어도 사고싶은 책들을 워낙 야금야금 꾸준히 질러놨더라. 


더 칭찬해줄건 정가 8만원인 범선의 역사가 3만원에 나와있는 것을 보고도 바로 지르지 않고 꼼꼼히 내용을 따져봐서 오브리 머투린 시리즈의 배경과 겹치는 부분이 적으니 대신 패트릭 오브라이언의 Navy를 지르기로 하고 놓고 나왔다는 것? 세계복식문화사 책이 4만원이라서 슬펐지만 괜찮아. 작년에 50%할때 샀으니 이미 본전 뽑았...나? 복식사책 모으는 건 이미 자료 영역이 아니라 그림책 사는 기분인 것 같다.  


출판사별로 배송가능한 액수만큼은 지른게 아니다 보니 이미 바닥난 체력이 집에 왔을때면 툭 치면 쓰러질 데들리상태였는데 뒤늦게서야 편의점 택배가 된다는 사실에 후회중. 이래서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인거다. 내년에는 에코백이랑 튼튼한 종이쇼핑백을 챙겨가서 실컷 지른 다음에 택배로 부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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