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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이게 생각이 났냐 하면;;; 당도 했을 때 이미 집안은 텅 비어있었다. 모든 절차와 예절이 끝나고 조문객들도 돌아간 공간은 그의 공간답게 크지 않았다. 상중임을 알리는 흰 천과 검은 등이 걸린 당에 그가 앉아 있었다. 이미 영구를 매장한 뒤라 비어있는 자리와 마주 앉아 있던 그가 기척에 비로소 고개를 돌렸다. 눈과 코가 온통 빨갛게 무른 얼굴은 그동안 많은 장례에서 마주했던 품위 있고 예의 바른 슬픔만을 보이는 상주의 얼굴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극한 슬픔은 예에 벗어나는 것이라는 성현의 말을 이제는 읽고 쓸 줄 알게 되었다고 해도 그것을 체현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이미 조문객이 해야 할 예절을 할 수 없게 되어버린 육손은 뒤늦게 도착해 송구하다. 무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언제나 그렇듯이 서푼의 추측과 닷푼의 망상, 한푼의 기록에 근거한 삽질입니다. 모자란 한푼은 귀찮아서 정확한 연대고증을 건너뛴 고로 빠진 기록 부분입니다. 얼른얼른 자치통감을 사야겠습니다만 이번 달 책지름은 고우영삼국지에 쓴 관계로 자치통감은 완간을 빌며 기다리겠습니다;; 제갈각이 육손에게 보낸 서신을 이야기 하기위해서 먼저 이 서신이 어떤 상황에서 쓰여졌는지를 봐야합니다. 진수도 버린 오나라니까 정확한 연대는 나오지 않습니다만 제갈각이 이 글을 쓴 것은 아마도 240년 이후로 생각됩니다. 이 즈음 제갈각은 단양에서 훌륭한 전공을 세우고 위북장군 도향후로 봉해졌습니다. 여강 환구에서 둔전하면서 서현을 습격, 수춘을 취하려고 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요컨대 합비. 손권이 내내 집적집적 거리다가 결국 ..
소설 제갈공명 上 진순신 | 까치 부재중인 것을 알면서도 유비가 처음으로 방문했던 그 다음날 큰 눈이 내렸다. 눈을 무릅쓰고 집으로 돌아온 공명은 그날 밤에 고열에 시달렸다. 두번째 방문이 이루어졌으나 공명이 앓고 있다는 전갈을 들은 유비가 예에 어긋난다는 것을 알고는 돌아간 것이다. ......... 오환 토벌을 위해서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조조를 치자는 유비의 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은 대다수 양양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조조를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를 놓친 이상 조조가 남하한다면 투항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높았다. 그러나 반조조적인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유표는 건강이 기울어 판단력도 둔화되어 있었다. 손권 진영은 영수가 젊었으므로 투항론쪽이 오히려 약세였다. 공명은 서주 대학살 정경을 상..
오늘, 정확히 어제가 M관에 걸리는 마지막 날이라서 1, 2회차를 연달아 보고 왔습니다;;; 정말 저 춤대도 세 번 밖에 안 봤는데 이건 벌써...차마 세기도 부끄러워요-_ㅠ 전날 잠을 제대로 못자고 허겁지겁 조조 시간에 맞춰갔더니 이제는 여유가 생겼는지 무려 졸려서 安자에 빗방울 떨어지는 그 부분에서 잠시 졸았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에서 들어가 준 휴식타임이랄까;; 아래층에서 카페인 흡수하고 2회차는 다시 두근두근하며 보고 나왔는데...M관에 걸려있을 때까지만 보려고 했는데 이제는 음, 그럼 큰 스크린에 대한 미련은 없으니까 동네 가까운 곳에서 조조로 계속 볼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어서 반성을 해야하는 건지 이대로 달려야 하는 건지 갈팡질팡...집근처에서는 22일까지 걸려있더라고요'ㅁ' 온 에너지가 ..
빛은 한 사람에게서 시작되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생이 끝난 시점에서 더는 빛이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실내는 무겁게 깔린 향연香煙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여명이 비집고 들어올 틈 없는 눅진한 어둠 속에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 “두 아이”라고 칭하는 것이 더 익숙하고 오래된 친구의 동생들. 그 중 하나, 이제는 주군이 된 사람이 향하고 있는 곳을 보았다. 모셔진 것은 이름자가 새겨진 위패. 누구의 이름이 쓰여 있는지 글자를 더듬어 읽을 필요도 없었으나 못 본 척 고개를 돌려버렸다. 성큼 성큼 나서 빛을 가리고 있는 휘장을 잡아채듯 걷어냈다. 방안에 밀어닥치는 빛 안에서 이전의 아이가, 지금의 주군이 이편을 보았다. “중형!” 고뇌와 불안을 신중함과 명민함이라 애써 변명하는 얼굴은 불과 며..